올해만 세차례 백두산 찾은 김정은…'새로운 길' 중대 결심?
올해만 세차례 백두산 찾은 김정은…'새로운 길' 중대 결심?
  • 김경수 기자
  • 승인 2019.12.03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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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인민의 이상향으로 천지개벽 된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이 12월 2일 성대히 진행되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인민의 이상향으로 천지개벽 된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이 12월 2일 성대히 진행되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비핵화 협상 시한인 연말을 앞두고 백두산 삼지연을 찾으면서 어떤 중대 결심을 내렸을까 주목된다. 특히 북한이 지속적으로 언급해 온 '새로운 길'의 구체적 윤곽이 제시될 지 관심이 쏠린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김정은 위원장이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에 참석해 준공테이프를 끊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백두산 삼지연군 방문은 지난 4월과 10월을 포함해 올해에만 세번째다.

김 위원장은 2013년 11월30일 삼지연군을 처음 방문해 이날까지 집권 후에만 총 9번째 이 곳을 방문하며 경제 분야 현지지도로는 가장 많았다. 

김 위원장의 백두산 방문이 주목받는 것은 북한 주민들에게 이곳이 '혁명의 성지'라고 불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 위원장이 중요한 정치적 고비마다 이곳을 찾아 '중대한 결심'을 내리며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 10월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등정한 이후 김 위원장이 두달 여만에 또다시 이곳을 찾으면서 방문 의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북한이 미국에게 통보한 '연말' 비핵화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백두산을 찾으면서 '새로운 길'로 향하겠다는 결심을 내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선 북한이 이미 새로운 노선을 걷겠다는 의사를 보여왔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초대형 방사포 연발시험사격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창린도에서 해안포 발사를 지시함으로 9·19 남북군사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은 더 이상 대화국면에 나서지 않을 것을 보여줬다는 해석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기획본부장은 3일 '2019년 한반도정세 평가와 2020년 한국의 전략'을 주제로 한 세종국가전략포럼에서 "2020년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전되고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것은 우리에게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가장 낮은 시나리오"라고 내다봤다. 

정 본부장은 "북한의 새로운 길 선택과 남북관계 악화는 우리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현재로선 북미가 연말까지 접점을 찾지 못하고 김 위원장이 내년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길'로 나아가겠다는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조성렬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도 포럼에서 "현재 북한의 완고한 입장이나 미국의 복잡한 국내정치사정 등을 고려할 때 북미 실무회담의 연내 개최 가능성도 장담하기 곤란하다"며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길'의 내용을 구체화하고 내년 11월3일 미국 대선이 끝날 때까지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남북 및 북미 대화 단절을 선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통일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의 백두산 삼지연군 방문에 대해 "준공식에 참석한 (보도에 기초해) 있는 그대로를 보고 파악하고 있다"면서도 "연말이기에 상황을 더 예의주시 해봐야 될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