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오렐리 작품, 2월 9일부터 후쿠오카 공항서 전시… 일본과 동아시아 연결하는 문화 허브 ‘다자이후’에서 영감받은 비디오 게임
데이비드 오렐리 작품, 2월 9일부터 후쿠오카 공항서 전시… 일본과 동아시아 연결하는 문화 허브 ‘다자이후’에서 영감받은 비디오 게임
  • 김혜수
  • 승인 2020.02.1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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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The Agency for Cultural Affairs
후쿠오카 공항 국제터미널 빌딩 2층 플라자에 비디오 게임 ‘마운틴’이 전시됐다
후쿠오카 공항 국제터미널 빌딩 2층 플라자에 비디오 게임 ‘마운틴’이 전시됐다

후쿠오카 공항은 다자이후를 테마로 아일랜드 출신의 세계적으로 유명 아티스트인 데이비드 오렐리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오렐리는 세계 최대 미디어 아트 페스티벌인 ‘아스 일렉트로니카(Ars Electronica)’에서 우수상(Award of Distinction)을 받은 작가다.

1300여년 전에 세워진 다자이후는 규슈 중심지는 물론 동아시아 전역에 걸쳐 무역이 이뤄지던 국제적 도시로 ‘서부의 수도’라 불리며 고대 일본의 중요 거점으로 자리했다. 문화청은 이러한 역사와 랜드마크로서의 문화적 가치를 고려해 2015년 4월 다자이후를 문화 전통유산으로 지정했다.

작품의 중심 모티브는 호만산이다. 호만산은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며 변신을 거듭해온 국제도시 다이자후의 이야기가 담긴 중요한 랜드마크 중 하나다. 호만산은 신들이 강림하는 신성한 산이자 국가 의례가 전해 내려온 다자이후의 수호자, 일본의 고대 산악신앙인 슈겐도(Shugendo)의 성지로 모셔지고 있다. 또한 농업 문화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고 중세 군사 기지로도 기능했다. 현재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역사를 바탕으로 다이자후의 다면적 역사를 조명하고 일본, 동아시아, 나아가 세계와의 연결성을 고찰할 수 있는 렌즈 역할을 하고 있다.

데이비드 오렐리의 작품은 호만산을 삶 자체로 바라보는 게임이다. ‘너는 산이다. 너는 신이다’는 문구로 시작하는 이 게임은 플레이어가 산의 본질과 역사, 삶을 존경하고 활용할 공생적 존재로 바라보도록 한다.

문화청은 이 작품이 방문객에게 호만산은 물론 다자이후 전체와 기타 역사적 랜드마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를 기대하고 있다. 오늘날 호만산은 규수에서 가장 등산객이 많은 산으로 문화청은 관광객들이 호만산에 올라 일본의 가치와 정신, 미적 감각을 느껴볼 수 있기를 바란다.

문화청은 ‘일본 미디어 아트 분산 박물관’을 설치할 예정이다. ‘공항과 다른 기관을 활용한 일본 문화 미디어 아트 전파 프로젝트’로 명명된 새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10개 공항에 차례로 작품을 전시하게 된다.

이 전시에 소개될 예술가와 창작자는 공항과 같이 해당 지역의 관문 역할을 하는 장소에서 참신한 관점을 통해 다양한 지역 문화에서 비롯된 문화적 자원을 포착한다. 문화청은 미디어 아트 작품 전시를 통해 관광객들이 여행 중 이러한 문화의 진정한 정신을 탐색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후쿠오카 공항 전시 요약

주제: 다자이후
모티브: 호만산
작품: ‘마운틴’

데이비드 오렐리가 개발한 ‘마운틴’은 시뮬레이션 비디오 게임으로 플레이어와의 상호작용이 거의 없다. 게임을 시작하면 플레이어는 오렐리가 ‘페이스북이 당신에 대해 알고자 하는 것보다 심리적으로 훨씬 침투적’이라 정의한 일련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게임은 플레이어가 입력한 답을 기반으로 작은 대기권에 둘러싸여 우주에서 유영하는 산 모델을 생성한다. 이후에는 게임에 플레이어가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다.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행위는 산 주변 뷰를 회전시켜 보거나 확대 또는 축소하는 정도이며 그 외에 산에 어떤 방식으로도 영향을 줄 수 없다. 게임은 플레이어가 컴퓨터에서 다른 작업을 하는 동안 백그라운드에서 실행되도록 설정돼 있다.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가속된 산은 천천히 회전하며 가속화된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낮과 밤 주기와 계절 변화를 겪게 된다. 플레이어는 산 정상에 눈이 쌓이고 녹는 모습과 식물과 나무가 자라고 시들어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산은 무작위로 일상적 물체에 부딪치기도 한다. 물체는 산에 무기한 파묻힌다.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산은 플레이어에게 자신의 생각을 건넨다. 게임 실행 50시간 후 산은 지나가는 거대한 행성과 충돌하며 최후를 맞게 되고 게임이 종료된다. 플레이어는 새로운 산으로 게임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데이비드 오렐리의 이 작품은 게임의 형식을 이용해 존재론적 질문을 던진다.

산이란 무엇인가? 지질학과 같은 학문 분야에서도 이 단순해 보이는 개념은 좀처럼 정의되지 않는다. 산은 수백만년 동안 끊임없이 움직이고 바람, 비, 기타 요소로 인해 변화한다. 표면을 뒤덮은 생물군은 다양한 생명주기 동안 대체된다. 또한 수 세기 동안 산에 대한 인간의 개념 역시 유동적이었다.

유명한 무더기 역설은 묻는다. ‘곡식 한 알을 제거해도 무더기가 무더기 아닌 것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남아있는 곡식 한 알은 여전히 무더기인가?’ 산이 복잡한 구성 부분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산이 된다면 그것은 인간의 삶과 어떻게 다를 수 있을까?

이 낯선 체험형 예술 작품은 관객을 상상력의 세계로 인도한다.

아티스트: 데이비드 오렐리

데이비드 오렐리는 디자인, 애니메이션, 비디오 게임 작업에 주력하는 예술가다. 획기적인 애니메이션 영화 ‘말 좀 해 봐(Please Say Something)’, ‘외부 세계(The External World)’ 등의 창작자인 그의 작품은 숱한 상을 받았으며 여러 차례 국제 회고전의 대상이 됐다. 그는 또한 TV 쇼 ‘어드벤처 타임과 사우스 파크(Adventure Time & South Park)’의 각본을 썼으며 스파이크 존스 아카데미상(Spike Jonze's Academy Award)을 받은 영화 ‘그녀(Her)’의 가상 비디오 게임을 창작했다. 오렐리는 2014년 최초의 독립 게임 ‘마운틴(Mountain)’을 발표했으며 이어 2017년 ‘에브리씽(Everything)’을 공개했다. ‘에브리씽’은 ‘어 메이즈 앤 아스 일렉트로니카(A MAZE & Ars Electronica)’에서 대상을 받았으며 ‘와이어드(WIRED)’, ‘폴리곤(Polygon)’, ‘AV클럽(AV Club)’, ‘더 뉴요커(The New Yorker)’ 등이 선정한 ‘올해의 게임’에 뽑혔다. ‘에브리씽’ 트레일러는 인터랙티브 프로젝트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 볼로시티(VOLOCITEE Inc.)

2001년 설립된 볼로시티(VOLOCITEE Inc.)는 콘셉트 디자이너/사회적 조각가 아오키 류타(AOKI Ryuta)가 이끄는 디자인 회사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운영한다.

현재 볼로시티는 콘셉트 디자인, 커뮤니티 디자인, 프로젝트 디자인, 예술·과학 분야 비즈니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새로운 가치 창출에 필수적인 무형의 구조 디자인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후쿠오카 공항 전시 세부 내용

일시: 레이와 2년(2020년) 2월 9일(일)~3월 12일(목)
*관람 시간은 후쿠오카 공항 시설 운영 시간에 준함
장소: 후쿠오카 공항 국제 터미널 빌딩 2층 플라자
아티스트: 데이비드 오렐리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 볼로시티
후원: 후쿠오카 공항, 다자이후시
주관: 일본 문화청 ‘레이와 1년 공항 및 기타 기관을 활용한 일본 문화 미디어 아트 전파 이니셔티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