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
문대통령,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
  • 김경수 기자
  • 승인 2020.05.18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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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 민주화 열기로 가득했던 그 날을 떠올리며 진상규명에의 의지를 다졌다.
팀 셔록 기자,'미국이 5.18 당시 전두환 신군부 군사작전을 하도록 용인했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코로나19 생활방역에 따른 지침을 준수하며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특별전인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코로나19 생활방역에 따른 지침을 준수하며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특별전인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전시가 열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처음으로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40년 전 민주화 열기로 가득했던 그 날을 떠올리며 진상규명에의 의지를 다졌다. 

이번 기념식은 매년 개최됐던 망월동 묘역이 아닌, 처음으로 옛 전남도청 앞 5·18 민주광장에서 거행했다. 광장이 항쟁 당시 본부였고, 광장 분수대를 연단으로 삼아 각종 집회를 열며 항쟁 의지를 불태웠던 역사적인 현장이라는 점이 고려됐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장에 입장해 사회자인 방송인 김제동씨의 오프닝 멘트를 들으며 두 눈을 지그시 감고 40년 전 그날을 떠올렸다.

김제동씨는 "40년 전 민주주의 대한민국을 향한 광주 시민들의 처절한 함성과 강인한 열망을 함께 느껴주시고 기억해 주시길 바란다"라며 "누구는 잊지 말자고 이야기하지만 잊을 수도 없고 잊혀질 수도 없는 마음으로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을 비롯해 참석자들은 이날 '5·18' 40주년 기념 배지를 착용했다. 배지는 원형으로 제작돼 숫자 5와 1, 8과 '40주년'을 상징하는 '40'이 담겼다. 원형은 당시 광주시민들과 학생들이 시민군에게 나누어 주었던 주먹밥과 떠오르는 태양을 형상화했다. 주먹밥은 광주 공동체가 실천했던 나눔의 가치를, 떠오르는 태양은 5·18의 세계화를 의미한다.

문 대통령은 전날(17일) 광주MBC TV를 통해 방송된 5·18 40주년 특별기획 '문재인 대통령의 오일팔'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도 이 배지를 착용했다.

오프닝 영상 '미래세대에게 전하는 5·18'은 영화 '26년'과 '택시운전사', '화려한 휴가' 등 5·18을 담은 영화의 장면으로 구성됐다. 이어 애국가 제창에서도 3절 부분은 5·18 민주화운동 기록 자료들로 구성된 화면이 상영됐다.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이자 미래세대 대표인 김륜이·차경태씨가 경과보고를 했다. 이어서 항쟁 당시 희생된 고(故) 임은택씨의 아내 최정희씨가 남편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다. 임은택씨는 업무상 광주로 이동 도중 광주교도소 옆 고속도로에서 계엄군의 총소리에 차를 돌리는 과정에서 총에 맞고 군인들에게 끌려가 연락이 두절된 후 사망한 채 발견됐다.

최정희씨는 애써 눈물을 삼키며 "여보 다시 만나는 날 나 너무 늙었다고 모른다 하지 말고 삼 남매 번듯하게 키우느라 고생 많았다고 칭찬 한마디 해주세요, 참 잘했다고"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김륜이·차경태씨와 최정희씨를 위로했다.

문 대통령의 기념사에서는 총 6번의 박수가 나왔다. 입술이 부르터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면서도 단호한 표정으로 문 대통령은 "'오월 정신'은 더 널리 공감되어야 하고 세대와 세대를 이어 거듭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라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과 미래를 열어가는 청년들에게 용기의 원천으로 끊임없이 재발견될 때 비로소 살아있는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5·18의 진상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진실이 하나씩 세상에 드러날수록 마음속 응어리가 하나씩 풀리고, 우리는 그만큼 더 용서와 화해의 길로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헌법 전문에 '5·18민주화운동'을 새기는 것은 5·18을 누구도 훼손하거나 부정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로 자리매김하는 일"이라며 "언젠가 개헌이 이루어진다면 그 뜻을 살려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행사 마지막에 문 대통령을 비롯해 참석자 전원이 오른손을 굳게 올리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면서 마무리됐다. 행사에 참석한 주호영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함께 제창했다.

팀 셔록 기자,'미국이 5.18 당시 전두환 신군부 군사작전을 하도록 용인했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

 

CBS노컷뉴스가 입수해 최초로 공개한 미 국방정보국(DIA)의 비밀문서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7. 8. 21 [美 비밀문서] "그들에게 광주시민은 베트콩이었다")는 미국의 탐사보도 전문기자인 팀 셔록 기자가 없었으면 빛을 보지 못했을 문서다. 그가 거의 10여년에 걸쳐 미 국무부와 국방부, CIA 등에 정보공개청구를 해서 확보한 문서는 무려 3500여 페이지에 이른다. 팀 셔록 기자는 이들 문서를 토대로 당시 미국이 5.18 당시 전두환 신군부가 군사작전을 하도록 용인했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내기도 했다. 그는 선교사인 아버지를 따라 1959년부터 61년까지 한국에 잠시 살았던 인연을 바탕으로, 광주의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