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수능영어 가이드] 6월 모평 영어, 총평과 성적대별 학습 전략은?
[월간 수능영어 가이드] 6월 모평 영어, 총평과 성적대별 학습 전략은?
  • 공지현 기자
  • 승인 2020.07.03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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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강사
이승재 강사

 

코로나로 중지됐던 학생들의 등교가 재개된 지 한 달. 올해 수능의 출제 방향을 엿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6월 전국연합학력평가(이하 6월 모평)가 지난 18일 끝났다. 8년째 학생들을 가르쳐 오면서 이맘때 항상 받는 질문은 "6월 모평 쉬웠나요?", "수능도 이렇게 나와요?", "지금부터라도 하면 수능 때 N등급 받을 수 있을까요?" 등이다. 앞으로 수능까지 남은 기간 약 6개월. 여러분에게 작은 도움이나마 드리고자 [월간 수능영어 가이드]를 연재하기로 했다. 오늘 그 첫 장으로서, 6월 모평에 대한 총평과 성적대별 풀이방법 및 학습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6월 모평 총평: 크게 어렵지 않았다‥기본에 충실한 학생에게 보상 있었을 것

업계에서도 그렇고 직접 풀어본 입장에서도 이번 6월 영어는 쉬운 편이었다. 전반적으로 기초가 탄탄한 학생들이 쉽게 풀어갈 수 있는 난도였다. 소위 말하는 '킬러 문항'이 두드러지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빠르게 풀고 지나가야 하는 빈칸 직전인 30번까지의 난도가 그리 높지 않았다. 어법도 that절 이하의 주어와 서술어를 꼼꼼히 표기하며 풀면 무리 없이 맞힐 수 있었던 문제였다. 초반 문항들의 난도가 낮아 시간을 절약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빈칸 네 문항은 특정 부분을 핵심으로 읽기보다는 전체적인 맥락과 주제를 이해해야 되는 문제들이었는데 사례들이 많이 나와 내용파악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순서배열이나 문장삽입도 대명사나 연결부사, 논리구조를 정확히 이해했다면 충분히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위에서 언급했듯 기초가 탄탄한 학생들이 무난하게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난도로 출제됐다. 4월과 5월에서 성적이 안 나왔더라도 꾸준하게 기본적인 독해실력을 쌓아왔다면 큰 요령이 없더라도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시험이었다. 수능이 어떤 난도로 출제될지는 9월까지 봐야 더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겠지만 우선 6월 모평은 그렇게 '살인적인' 난도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이번 모평에서 어느 정도 성적을 받았다면 앞으로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성적 구간을 70 이하, 80이하, 90이하로 잡아 설명하고자 한다. 학습 전략을 제시하기에 앞서 전제는 듣기를 다 맞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게 되지 않으면 반드시 하루 1시간은 듣기 교재를 사서 꾸준히 듣고 받아적는(딕테이션) 연습을 하길 권장한다.

또 하나의 전제는 풀이 순서를 필자가 말하는 방법으로 풀어보길 권한다. 빈칸 직전인 18~30번을 먼저 풀고 41~45로 넘어가는 것이다. 이 구간을 빠르고 정확하게 풀 수 있어야 기복 없는 점수 향상이 가능하다. 1~30번을 다 맞히면 60점대가, 41~45번을 다 맞히면 70점대 중반까지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 내용 파악과 기본 독해가 탄탄하면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들이므로 반드시 이 문항들을 다 맞히는 연습을 하도록 하자. 그런 다음 빈칸 다음인 35~40번을 풀고 마지막에 빈칸을 풀면 된다.

70점대 이하: 문법·단어 기초 다지기 + 1~30번 다 맞히는 연습

70점대 이하의 학생은 1~30번 문항이 확실하게 잡히지 않은 것이다. 듣기에서 실수가 있거나 주제·요지 파악 문제를 틀리거나 시간이 부족해 41~45번 문항에서 오답률이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 본인이 70점이 넘더라도 1~30, 41~45를 틀리고 빈칸이나 순서 문제에서 점수를 확보한 경우라면 그건 기복 있는 점수일 가능성이 높다. 기초 문항들을 틀리는데 고배점·고난도 문항을 안정적으로 맞힐 수 있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이 점수대의 학생들은 기본 독해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문법적으로나 단어적으로 기본기가 떨어져서 해석이 안 되는 문장이 많은 경우다. 문제를 푸는 요령을 배우거나 유형 풀이에 들어가기에 앞서 문법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정리를 끝마치고 독해에 적용하는 연습을 끝내야 한다. 이 과정은 1달~2달이면 충분히 끝낼 수 있다. 여기에 단어를 꾸준히 해주고 그런 다음에 유형별 문제 푸는 방법을 배워도 절대 늦지 않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1~30, 41~45를 언제든 맞힐 수 있는 기본기를 확보하면 70점 밑으로 절대 떨어질 일이 없다.

80점대 이하: '① 대명사 ② 관사 ③ 연결사 ④ 논리구조'로 문제 풀기

80점대 학생들은 기본 문항들은 다 맞히고 빈칸에서 쉬운 유형은 맞히고 배점이 높은 문제는 틀릴 것이다. 마찬가지로 순서 2점짜리는 맞히고 3점은 틀린다. 문장삽입도 마찬가지다. 이런 경우 대부분 감에 의존하는 독해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내용을 파악하면 어느 정도 추론이 가능한 빈칸이나 쉬운 순서 및 삽입 문제는 맞히지만 정확한 독해와 정확한 논리 파악이 필요한 고배점 문항은 틀리기 때문에 점수가 오르지 않는 것이다. 이 학생들은 빈칸과 순서·삽입 문제에 전부 집중하기보다는 일단 순서 및 삽입 문제를 확실하게 숙달하고 다음 단계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순서배열 문제를 풀 때 학생들은 'C-A-B도 되고 C-B-A도 말이 되지 않아요?'라는 질문을 종종 한다. 삽입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 문장은 여기 뒤에 들어가도 되지 않나요?'라는 식이다. 그렇지 않다. 반드시 그 순서여야 하고, 그 위치에 문장이 들어가야 하는 이유가 있다. 네 가지를 기억하자. ① 대명사 ② 관사 ③ 연결사 ④ 논리구조이다. 이 근거들을 가지고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해야 한다.

먼저, 'They'가 나오면 그것들, 그들이라 말하고 지나가지 말고 '그게 무엇을 가리키는지'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3점짜리 문항인 37번 (B)에서 'they are then sprayed with ethylene before sale'이라는 문장이 나온다. 여기서 they가 가리키는 것은 복수명사일 것이다. 그런데 발문에서 판매 전에 에틸렌으로 도포될 수 있는 복수명사는 찾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B) 앞에 (C)의 'Tomatoes and other fruits' 먼저 나와야 하는 것이다. (C)-(B)가 붙어있는 걸 알았기 때문에 남은 건 (A)인데, (B)의 끝에 'an opportunity in delaying the ripening and softening process in fruit'이 나온다. 그걸 구체적으로 받아주는 게 'If ripening could be slowed down'이다. 대명사와 논리구조로 푸는 문제였다.

고난도로 갈수록 사소한 연결사나 논리구조의 변환점을 잘 봐야 한다. 이번에 나온 38번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연결부사를 대충 읽고 지나가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습관이 있는 학생들은 이번 문항에서 크게 데였을 것이다. 'Alternatively'는 '그렇지 않으면, 그게 아니면'이다. 이 단어를 그냥 지나갈 게 아니라 '어떤 내용이 아니라면 어떻게 되는가'를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Alternatively, the leader’s information might be only fragmentary, which might cause her to fill in the gaps with assumptions'라는 문장을 보자. '그게 아니면 리더의 정보가 파편적이게 되고, 그것이 리더로 하여금 공백을 추정으로 채우게 한다'는 말인데 왜 정보가 파편화되고 공백이 생길까? 무엇이 아니면 그럴까? 수많은 정보들이 들어오는 과부화 현상이 아니라면 그 반대의 경우인 공백이 생긴다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뒤에도 꾸준히 정보 공백에 대한 내용이 나오므로 2번이 아니면 들어갈 곳이 없었다.

1등급 굳히기: 빈칸·빈칸 앞뒤 정확한 독해 + 확실한 근거가 되는 문장 찾기

이 모든 관문을 다 해결하면 보통 88~90 사이의 점수가 나온다. 1등급을 받을 때도 있지만 아닐 때도 있는 가장 애매한 구간이다. 확실한 1등급으로 올라서기 위해선 결국 최종 관문인 빈칸을 해결해야 한다. 요즘 빈칸이 순서나 삽입보다 쉬워진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빈칸은 전통의 고난도 문제이기도 하고, 종합적인 독해력과 추론 능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빈칸을 마지막으로 미뤄두고 다른 문제들이 다 확실하게 잡혔을 때 여기에 전념하면 된다.

빈칸을 잘 풀려면 단 하나의 디테일도 놓치지 않고 정확하게 독해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감으로 독해하면 안 된다. 빈칸이 들어있는 문장, 빈칸 앞뒤의 문장을 제대로 해석하지 않으면 예시를 아무리 잘 이해했다고 하더라도 문제를 못 푸는 경우가 생긴다. 특히 빈칸에 들어가는 보기도 대충 두루뭉술하게 해석하지 말고 정확하게 넣어보고 무슨 말인지 확실하게 정하고 문제풀이에 들어가야 한다. 그 다음 지문 안에서 힌트가 될 만한 문장들을 다시 집중적으로 찾아보고 그를 근거로 확실한 하나의 정답을 찾아야 한다. 그럴 듯한 답이 아니라 확실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빈칸추론 유형은 미괄식으로 구성하기 때문에 마지막에 힌트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31번은 'As a result, impact forces passing through the legs are strikingly similar over a wide range of running surface types' 이 문장이 핵심 힌트였다. 32번은 'It is possible, in other words, to write correctly and still offend your readers’ notions of your language competence'가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33번은 빈칸이 들어간 바로 다음 문장의 예시와 정리 문장(Furthermore가 있는 문장)까지 정확히 읽으면 확실한 근거가 된다. 34번은 이례적으로 두괄식의 형태였는데 이 문장의 의미와 주제를 갖고 빈칸까지 잘 읽었다면 충분히 풀 수 있을 것이다.

기억해야 할 것은 이 모든 풀이는 '제한된 시간' 안에서 행해져야 한다. 따라서 평소 문제를 풀 때 쉬운 유형은 문제당 1분 미만, 어려운 유형은 2분 미만의 시간을 재고 푸는 연습을 하자. 여러분이 읽는 지문들은 독서를 하라고 준 게 아니다. 제한된 시간 안에서 빠르게 읽고 추론하라고 주는 시험문제다. 평소에도 시간을 제한해서 푸는 연습을 하지 않으면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단어도 평소에 꾸준히 해서 모르는 단어로 인해 당황하거나 말리는 일이 없도록 하길 바란다.

다음 호에서는 '단어를 몰라서 독해나 문제풀이가 안 된다'고 호소하는 학생들을 위해 실제 시험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단어를 몰라도 문제 푸는 방법'을 알려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