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행복뿐만 아니라 선한영향력까지 전하는 디저트 카페, 페브
맛의 행복뿐만 아니라 선한영향력까지 전하는 디저트 카페, 페브
  • 공지현 기자
  • 승인 2021.09.3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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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페브의 디저트들

기호식품에만 그쳤던 과거와 달리 커피와 디저트는 일상 속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프랜차이즈 카페와 개인 카페들이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지만 대개 ‘아는 맛’에 그칠 뿐, 특별한 맛을 가진 곳을 찾기는 어렵다. 김포 구래동의 프랑스 디저트 카페 페브는 공장에서 찍어내는 양산형이 아니라 매일 아침 오너 파티쉐가 직접 굽는 디저트와 전문 바리스타가 만드는 커피, 시그니처 음료 등이 다른 카페와 차별성을 준다. 맛과 멋으로 고객들에게 만족을 줄 뿐만 아니라 선한영향력 가게로 세상에 좋은 변화를 끼치고 있다.

카페 이름인 fève는 잠두콩이라는 의미를 가진 프랑스어로 디저트 ‘갈레뜨 데 루아’에 넣는 작은 콩이나 도자기 피규어를 뜻하기도 한다. 갈레뜨 데 루아를 여러 사람이 함께 나누어 먹으며 그 중에서 페브를 발견한 사람이 하루 동안 왕이 되는 이야기가 있다. 페브의 오너 파티쉐이기도 한 황채린 대표는 “운 좋게 카페 페브를 발견한 누군가가 기분 좋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페브를 카페명으로 정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어릴 땐 특별한 사람이 되어 인정받고 싶었지만 이제는 스스로의 취향과 기호를 선명하게 아는 나로 살고 싶다고 전한 황 대표는 카페 페브가 취향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좋아하는 포레스트 그린 컬러와 유일하게 죽이지 않고 키워온 몬스테라, 아레카 야자를 바탕으로 큰 틀을 잡았다. 따뜻한 색감의 원목 조명과 테이블, 가게 안의 대부분이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는 과정에서 발견한 것들이다.”

 

카페 페브의 포토존과 인테리어
카페 페브의 포토존과 인테리어

가장 어려웠던 점에 대해 박지혜 바리스타는 ‘셀프 인테리어‘를 꼽았다. 처음 해보는 인테리어를 도전하고, 매일 헤링본 바닥을 깔고 있던 스스로가 너무 생소했다고 밝힌 박 바리스타는 “바닥재 하나하나 붙이는 게 참 어려웠지만 완성된 바닥을 밟고 서서 커피를 내리고 있다는 게 아직도 가끔은 신기하고 재밌다. 대표이자 오랜 친구인 황채린 파티쉐님과 함께 완성한 인테리어라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전했다.

같은 질문에 ‘책임의 무게’라 답한 황 대표는 “저의 행동과 결정 하나하나에 여러 사람의 생계가 달려있다고 생각하니 말 한 마디를 할 때도 더 신중해지고 힘들어도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페브는 혼자만의 가게가 아니라 저와 제 친구의 삼십대 초반과 열정을 모두 쏟아붓고자하는 카페다. 매 순간 일희일비 하지 않고 흔들림 없이 가게를 지켜나가려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카페 페브의 바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사용하며, 깨끗하고 안전한 과정을 거쳐 맛있는 디저트를 만들고자 한다. 자기합리화하고 나를 속이기 시작하면 손님을 속이는 일도 쉬워지기 때문에 스스로를 속이지 않으며 운영하려고 노력한다”는 황채린 대표는 “제품을 개발하고 피드백하는 과정에서 폐기되는 제품들도 많지만 ‘맛없는 놈은 우리 가게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라고 다짐했기 때문에 손님들이 가게에서 어떤 디저트를 골라도 실패하지 않을 수 있게 맛있는 것들로 항상 가득 채우고 기다리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지혜 바리스타는 “페브의 음료 레시피 전부 직접 만든 레시피이다. 어딜 가나 쉽게 마실 수 있는 ‘아이스티’ 메뉴도 직접 찻잎을 우려내 만들었고, 카페인에 약한 분들을 위해 카페인이 없는 티 메뉴들 또한 준비했다. 현재는 많은 분들이 디저트와 함께 드셨을 때 무난하게 드실 수 있는 원두를 사용하고 있지만 후에는 다양한 캐릭터 있는 스페셜티 커피도 선보이고 싶고, 로스팅까지 영역을 확장하여 ‘더 좋은 커피’를 드리고 싶다. 항상 안주하지 않으며,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선보이려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채린 대표와 박지혜 바리스타가 자신의 분야에서 열정과 노력으로 만들어 낸 결과물. ‘맛있는 음료와 디저트’가 페브만의 차별성이자 강점이다.

 

선한영향력 캠페인 로고
선한영향력 캠페인 로고

카페 페브는 결식아동을 자발적으로 지원하는 선한영향력 가게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황채린 대표는 “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부모님 두 분 모두 남을 돕는 일이 결국 저희에게 좋은 일로 돌아올 거라고 이야기하셨다. 저 또한 제가 할 수 있는 평범한 일에서부터 나눔을 실천하고 싶었다”고 나눔에 대한 가치관을 갖게 된 계기를 밝혔다, 또한 많은 방식들 중에 선한 영향력을 선택했던 이유에 대해 “디저트는 삶에 있어서 꼭 필요한 것들은 아니지만 인생을 좀 더 즐겁게 해주는 체험의 일종이라고 생각한다. 주어진 급식 카드로는 맛있는 식사를 배불리 먹고 저희 가게에서는 그냥 맛있고 예쁜 디저트를 다양하게 경험하고 갔으면 좋겠다. 그런 것들이 모여 그 아이의 취향과 삶을 이루는 단단한 토대가 될 수 있길 바란다“며 경험의 종류가 다양해질수록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취향과 기호, 나 자신을 찾기 쉬워지는 만큼 저소득층 아이들의 경험의 폭이 좀 더 넓어지기를 응원했다.

황채린 대표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프랑스 디저트 카페라는 수식어가 저에게 어울리는 수식어가 맞나 좀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프랑스 본토 쉐프들의 기술과 팁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고 싶어서 언어 공부 또한 계속하고 있고, 제 가게의 이름에 걸맞은 맛있는 프렌치 디저트를 만들기 위한 공부를 계속 해나갈 예정”이라 밝혔다.

박 바리스타는 “지금의 열정을 가진, 더욱 성장한 바리스타가 되고 싶다. 많은 분들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음료를 만들고, 더 나아가 로스팅까지 해서 정말 ’내 커피‘를 만드는게 목표다. 농담 반 진담 반이지만 나중에는 커피의 시작인 에티오피아에서 직접 커피를 따서 그 커피를 제가 볶고 그 커피를 내려서 판매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가끔 어떤 손님들이 구래동에 있어 줘서 고맙다는 말을 해주신다. 돈을 버는 일보다 페브의 디저트와 음료가 좋아서 시간 내서 다시 찾아와주셨다는 사실이 정말 벅차게 감사하다.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이 항상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가시길 바란다”며, “페브를 방문하신 고객님들이 최대한 편안하게 이용하고 가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하는 서비스들을 ‘친절하다’고 얘기하며, 더 큰 사랑으로 돌려주시는 순간이 많아서 행복하다. 맛있게 드시고 다시 찾아 주셔서 항상 감사하고, 이 글을 보고 페브를 방문해볼까 고민하고 계실 분들께도 미리 감사함을 표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