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국감 2차전도 이재명 '판정승'…야당, 한방 없이 큰소리만
경기도 국감 2차전도 이재명 '판정승'…야당, 한방 없이 큰소리만
  • 김경수 기자
  • 승인 2021.10.20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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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10.20/ 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1.10.20/ 국회사진취재단

 

'대장동 국감'으로 관심을 끈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20일 경기도청 국정감사는 국민의힘의 거센 맹공 속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철통방어'로 지난 18일 행안위 국감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갔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사업의 민간 사업자에 대한 '초과이익 환수조항'이 제외된 것을 두고 이 지사의 '말 바꾸기'와 함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남욱 변호사 등과의 측근설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이에 이 지사는 "도둑은 국민의힘"이라며 국감 내내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에 의해 100% 민간 개발로 추진될 사업을 자신이 민관 공공개발로 바꿨고, 그로 인해 화천대유 등으로 돌아간 배당금이 줄었다는 논리로 방어했다. 아울러 측근설도 강경하게 부인했다.野 "하루 만에 주어 바꿔"…초과이익 환수조항 말바꾸기·측근설 부각

지난 18일 국회 행안위에서 무료 변론 논란, 형수 욕설, 여배우 스캔들, 조폭 연루설 등 이 지사와 관련한 수많은 의혹을 꺼냈던 국민의힘은 이날 대장동 개발사업의 민간 사업자에 대한 초과이익 환수조항 제외와 측근 의혹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 지사가 대장동 사업 협약서에 초과이익 환수조항이 빠진 이유를 두고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난 (18일) 국감에서 추가이익 환수조항 건의를 (본인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는데 누가 건의한 것인가"라며 "하루 만에 주어를 바꿨다"고 했다.

이에 이 지사는 말 바꾸기가 아닌 실무선 차원에서 채택이 되지 않았다며 '초과이익 환수조항 삭제'가 아니라 '초과이익 환수 의견 미채택'이란 점을 강조했다.

이 지사는 "언론에서 초과이익 환수조항을 삭제했다고 해서 보니까, 삭제가 아니라 협약 과정에서 공고가 끝나고 일선 직원이 (건의)했다는 건데, 그때 간부 선에서 채택하지 않은 게 팩트"라며 "재벌 회장에게 계열사 대리가 제안이 있었다는 것을 보고하나"라고 일축했다.

정의당 대선 후보인 심상정 의원 또한 "100% 양보해서 (지자체의) 권한을 가지고 공익을 강력하게 추구했어야 한다"며 "초과이익 환수조항을 집어넣는다거나, 임대아파트를 확실히 25%까지 한다든지 공익을 추구할 수 있는데 다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이에 "(관련 문건이) 어떤 내용인지 알고 싶은데 입수를 못 했다"고 해명했지만, 심 의원은 이 지사가 해당 내용을 언론을 보고 알았다는 점을 재차 언급하며 "그 이유를 모른다고 답변해 충격"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개발 의혹의 핵심 인물로 거론되는 유 전 본부장, 남욱 변호사와의 관계를 꼬집기도 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남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를 만난 적이 없느냐", 남 변호사를 알고 있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 변호사와 호형호제했느냐"며 압박했고,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유 전 본부장이 충성을 다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 지사는 남 변호사와의 관계에 대해선 "악수 한번 한 적이 있다고 하는데 기억이 없다. 악수한 사람이 30만명은 될 것"이라고 했고,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의 만남 여부에 대해서도 "전혀 (없다)"고 답했다.

또 "(유 전 본부장이) 관련 업자를 만난 것을 알았다면 (제가) 해임했을 것"이라며 "제가 (대장동을) 공공개발을 했다면 이 사람들은 공중분해 돼서 감옥에 들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지사는 유 전 본부장의 임명 과정에 대해선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가 "시장이 아닌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하게 돼 있다"고 답변을 수정하기도 했다.與 "野가 하자는대로 했으면 이익은 다 토건업자에게" 적극 방어

여당은 이 지사에게 충분한 답변 기회와 시간을 주며 대장동 사업이 5000여억원을 환수한 공공환수 모범 사례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비교 대상으로 부산 엘시티 사업을 소환하며 이 지사를 옹호했다.

문정복 민주당 의원은 "엘시티와 대장동 사례를 비교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비유라 본다"며 "엘시티는 부산시에서 기반 시설로 1240억원 지원했는데 공공환수는 제로(0)다. 대장동 사업은 5503억원을 공공환수한 훌륭한 사업"이라고 했다.

이에 이 지사는 "공공이익 환수에 그렇게 관심이 있다면, 국민의힘은 부산 엘시티에 가서 문제를 삼아야 한다"고 화살을 국민의힘으로 돌렸다.

김윤덕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이 하자는 대로 했으면 5000억원은 고사하고 그 많은 돈이 다 토건업자에게 돌아갔을 것"이라며 이 지사에게 "국민의힘이 하자는 대로 했으면 오늘같이 곤란을 겪지 않았을 텐데 그때 당시로 돌아가도 변함없이 그대로 하셨겠나"라고 물었다.

이 지사는 "지금 이 문제로 음해당하고 의심받지만 다시 이런 상황이 발생해도 똑같이 했을 것"이라며 "(민간사업자들이) 부산저축은행 돈 1800억원을 빌려서 LH가 개발 중인데 땅을 다 사 모았다. 당연히 당시 국민의힘과 이 개발사업자 유착, 결탁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토위 국감에선 '양의 탈을 쓴 개' 인형(양두구육)이 다시 등장하면서 여야 간 고성이 이어지면서 국감이 일시 파행되기도 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오후 국감 보충질의에 앞서 개 인형에 양 가면을 씌워 책상 위에 두고 질의를 시작하려 했다.

이에 국감 진행을 맡은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감사반장)은 즉시 마이크를 끄고 여야 간사를 소집한 뒤 정회를 선언했다.

이 지사는 "민주당 의원들이 왜 항의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양의 탈을 쓴 이리, 양두구육이 본인들(국민의힘) 이야기인 것 같아서"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