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은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자
정치인은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자
  • 이은식 박사
  • 승인 2018.05.10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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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민생의 문제이다. 그 민생을 도모하는 정치의 형태를 대개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문치(文治)이고, 둘째는 법치(法治)이며, 셋째는 역치(力治)이다.

역치(力治)는 독재정치를 뜻하고 법치(法治)는 법에 따라 다스리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문치(文治)라고 하는 것은 덕(德)으로 사람의 마음을 감화시켜 다스리는 정치를 의미한다. 문치(文治)를 보통 군(軍) 출신이 아닌 민간출신의 집권과 민주정치(民主政治)의 법치(法治)로만 생각하나 본뜻과는 거리가 멀다. 문치(文治)는 이상적인 정치형태이며 역사적으로 한 번 살펴보면 중국의 요순정치(堯舜政治)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지를 벗어나서 독립한 이후 민주헌법(民主憲法)을 제정하였으나 역대 정권들이 법을 무시하고 특권층을 위한 정치를 했기 때문에 4·19 혁명과 5.16 군사 정변을 자초한 것이다. 따라서 문치, 법치, 역치의 형식이나 제도보다도 그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문제는 국민을 인간적으로 사람답게 살게 하고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잘 살게 하는 데 정치의 목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문민이니 참여니 경제 살리기를 하려면 국민이 부도덕한 일을 저지르지 않고 스스로 자기 할 바를 알아서 행할 수 있도록 하여야 올바른 정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政府)가 부정척결을 하는 것은 대단히 잘하는 일이다. 그러나 법의 적용이 공평하지 못하거나 부도덕한 사람들을 감싸고돌아서 개과천선(改過遷善)하지 못하게 한다면 공자(孔子)께서 말씀한 정치의 첫째 과제인 믿음(信) 있는 사회를 이룩할 수 없을 것이다. 새 정권(政權)이 들어설 때마다 사리에 맞지 않는 폭력시위와 대기업 계열사들의 노사분규 등은 정책의 빈곤과 국민이 아직도 자각(自覺)하지 못한 데서 연유한 것은 아닐까?

역대 어느 대통령은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했고, 또한 옛사람들이 말씀하시길 “그 사람이 있으면 정치가 잘 된다”고 했다. 정치는 결국 법이나 제도가 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이 하는 것이다.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을 말하는 것일까. 지행(知行)을 겸비한 역량과 덕(德)이 있는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다. 국가의 주체인 국민의 뜻을 바로 알아서 국민의 원성을 잠재워 주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도자가 주변에 층층이 쌓인 인(人)의 장막을 걷고 국민의 소리를 많이 듣고 생각하는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주었으면 하는 것이 국민의 간절한 바람일 것이다.

연합매일 논설위원장

문학박사 이은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