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진영, 집단 행동 나설까
친박 진영, 집단 행동 나설까
  • 승인 2008.01.0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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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총선 공천' 논란 시끌속 박근혜 총리직 고사

한나라당 이명박 당선자와 박근혜 전 대표간 갈등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중국특사 수용으로 잠시 수면기에 들어가기는 했지만 총선 공천을 둘러싼 물밑 기싸움이 치열하다. 박 전 대표는 이명박 당선자의 총리직 제의까지 고사했다. 배수진이다.
한편에서는 이로 인해 양측 중 한 쪽은 회복하지 못할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당선자측에선 강한 이명박 정부를 위한 디딤돌로 `물갈이론`을 내세운다.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박 전 대표측도 여기서 물러나면 사실상 진영이 와해될 위기여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천 시기와 관련된 논란은 그 중심에 있다. 친박 진영에선 3월 공천론을 주장하는 이 당선자측에 대해 "팽 작업이 가시화됐다"면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각에선 `숙청 작업`이라는 강도 높은 표현이 나올 정도다.

최근 들어 친박진영 의원들의 모임이 잦아지고 있다.
지난 주말에도 박 전 대표의 측근 7, 8명이 한 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댔다.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중국 특사 단장을 맡아달라는 이 당선자의 요청을 수락한 배경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일부 의원들은 `공천 시기` 논란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수락한 것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대표는 이미 연말 회동에서 얘기된 것이라며 "공천은 공천이고 국정은 국정이다"고 이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진다.
더불어 박 전 대표는 자신의 중국 특사 여부와 상관없이 공천 문제는 정당 민주화와 정치발전 차원에서 중요한 만큼 한치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이와 관련 "박 전 대표의 불만이 사실로 드러난 만큼 향후 행보에서 힘을 얻기 위해 중국 특사를 허락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영남권, 대규모 교체론

박근혜 전 대표가 또 다시 위기에 몰렸다. 근원은 4월 치러질 총선이다. 공천문제다. 박 전 대표는 이명박 당선자의 총리직 제의까지 고사할 정도로 분위기가 심각하다.
이 당선자측과 당 지도부가 주장하고 있는 3월 공천설에 분위기가 집중되면서 전체 공멸의 두려움에 휩싸이는 모습이다.
친박 진영 내부에선 공천을 앞두고 불안감이 적지 않다. 이 당선자측 인사들의 대거 출마설과 함께 이른바 `이명박 살생부`가 나도는 것도 심상치 않은 조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당 내에선 "친박 진영 누구 누구는 괘씸죄에 걸려 공천이 힘들 것 같다고 하더라"식의 루머가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친박 진영은 그 동안 쌓일 대로 쌓인 이 당선자 쪽과의 갈등을 이 참에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어차피 `팽` 당할 운명이라면 결코 순순히 물러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측은 특히 이방호 사무총장의 40% 물갈이 발언을 주목하고 있다.
이 총장은 영남지역의 물갈이 비율을 다른 지역보다 높이고 경선 때 박근혜지지 의원보다 `이명박지지` 의원을 더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밀실공천 위한 포석"

이에 반해 이 당선자 쪽은 성공적인 정권 교체가 최우선이라는 이유로 3월 공천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박 전 대표측 인사들은 이를  "밀실공천을 위한 불순한 의도"라고 반발하고 있다. 물갈이론에 대해서도 김무성 최고위원은 "모든 공천은 민주적 절차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면서 "어떤 선을 정하고 특정인의 생각이 반영된 비민주적 공천은 안 된다"고 제동을 걸었다.
김학원 최고위원도 "이 당선자가 박 전 대표와 국정의 동반자가 돼야지 양측에서 자꾸 서로 말이 갈라지면 안 된다"면서 "이 당선자가 포용을 해야 하고 당헌, 당규에 따라 원칙적으로 공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무게추는 한쪽으로 기우는 모습이다. 이방호 사무총장도 "3월 초에 일괄적으로 공천자 명단을 발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친박진영의 반발을 무시했다. 이 총장은 이와 관련 "1월 중순에 공천 준비 기획단 구성을 마친 뒤 2월부터 공천 심사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신들의 요구가 무시되자 친박 진영의 감정도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친박 진영의 김무성 최고위원은 "당헌당규대로 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하며 "대통령 취임식 이후로 (공천을) 미룬다는 말은 논리에 맞지 않다"고 반발했다.

"이러다 박근혜만 남겠다"

친박 진영의 위기감은 박 전 대표의 요구조차도 예전과 같은 약발을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박 전 대표는 연초 "당헌, 당규에 따라 정상적으로 공천을 하면 된다"고 언급하며 "2004년 탄핵 역풍 속에서도 그랬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1월 말까지 1차 공천이 완료됐다는 것.
친박 진영에선 이 같은 박 전 대표의 발언을 이 당선자 쪽이 `피해의식`으로 몰아붙인 데 대해서도 적지 않게 불쾌해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당선자의 최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피해의식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일갈하며 "현실적으로 인사청문회도 해야 하고 정부조직법도 통과시켜야 하는데 공천 문제가 겹치면 국회가 되겠느냐"고 일축했다.
이 같은 입싸움은 박 전 대표가 "저쪽은 피해의식 정도가 아닌 피해망상"이라고 이 당선자쪽을 몰아세우며 깊은 감정 싸움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친박 진영 관계자는 "이 당선자 쪽이 너무 당을 거저 먹으려 든다"고 불쾌감을 표시하며 "계속 몰아칠 경우 우리도 방법이 없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 인사에 따르면 친박 진영 인사들은 대선 이후에도 여의도에 위치한 박 전 대표의 후원회 사무실을 중심으로 대응 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전 대표는 경선 패배 이후 대부분의 캠프 사무실을 폐쇄했지만 이 곳에는 소수의 인력을 남겨 운영해 왔다. 최근 당내 갈등이 불거지면서 캠프 인사들이 수시로 들리며 반격책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인사는 "공천 시기 논란을 통해 박 전 대표의 정치력을 완전히 무시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말이 끝나자 마자 곧바로 되받아 치고, 사무총장은 한쪽 편만을 들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퇴출 정치인들의 몸부림"

`공천 시기` 논란과 관련 이 당선자 측이 박 전 대표측을 포용하지 못할 경우 그 내분 양상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정치권에선 박 전 대표와 이회창 전 총재의 연대설이 나돌고 있다. 영남과 충청권을 아우르는 보수 신당이 태동할 경우 총선의 중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아직까지 친박 진영은 "우리가 진짜 주인이다"며 당 잔류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마저 코너로 몰린다면 `전멸` 위기감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러다 박 전 대표만 남을 지도 모른다"는 자조까지 나온다.
친박 진영은 박 전 대표의 MB 지지가 아니었다면 대선 승리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 당선자쪽이 도움을 배신으로 갚았다고 불만이 가득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당적 변경 등 몸을 쉽게 옮기기엔 지난날에 해 온 일들이 아까운 게 사실이다.
이 당선자측이 이 같은 분위기에 대해 "박 전 대표측 원로급 원외인사들이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퇴출 정치인들이 일선 복귀를 위해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몰아가는 것도 불만을 확산시키고 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한지붕 두가족`의 힘겨루기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오진석 기자 ojster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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