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서현 메드인 필라테스 대표 “고객을 진심으로 대하는 강사 양성 힘쓸 것”
송서현 메드인 필라테스 대표 “고객을 진심으로 대하는 강사 양성 힘쓸 것”
  • 이승현 기자
  • 승인 2021.12.16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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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서현 메드인 필라테스(Med 人 Pilates) 대표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메드인 필라테스(Med 人 Pilates) 스튜디오에서 송서현 대표를 만났다. 그는 스포츠의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필라테스 선생님을 교육하면서 일대일 예약제로 기구필라테스 스튜디오를 운영 중이다. 다음은 송 대표와의 인터뷰.

 

- 간단한 자기 소개.

필라테스를 한 지는 10년 정도 됐고 그 전엔 기업 강의, 백화점 문화센터 강의, 20대 초반엔 댄스스포츠 강사도 했었다. 필라테스 경력이 쌓이다 보니 지금의 재활 필라테스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다.

‘메드 인 필라테스’는 그 의미가 ‘메디컬(Medical)’, ‘메디슨(Medicine;)’, ‘메디테이션(Meditation)’인데, 이름처럼 스포츠의학과 명상을 병행하는 프로그램이다.

나도 전엔 성격이 급해서 사바사나(요가자세)를 1분도 못하는 사람이었는데, 명상을 10년 정도 하면서 많이 바뀌었다. 명상을 하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서 근육의 긴장을 낮춰주고 운동에도 도움이 돼 필라테스와 병행하며 교육하고 있다.

 

- 필라테스 전문가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6~7년 전에 났던 9중추돌 사고를 포함해서 다섯 번 정도 교통사고가 났었다. 어릴 때부터 육상을 했었던 데다 댄스스포츠, 요가 등 안 해 본 운동이 없어 몸을 과하게 사용한 상태였는데, 필라테스 강사를 하던 시절 사고가 난 후로 제대로 낫질 않았다.

원체 건강했던 사람이라 빨리 낫고 싶어서 이것저것 해봤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이것저것 할 게 아니라 정확한 운동법으로 꾸준히 하는 게 나았겠다 싶다.

내 몸이 아프니까 공부도 좀 더 하게 됐고, 센터에서 퇴근하면 혼자 남아 동작도 더 연구하고 하다보니 재활 센터를 하게 됐다.

 

- 일대일 교육을 추구하는 이유가 있는지.

사고가 나면서 많은 생각이 바뀐 것 같다. 이전에 모 그룹 근골격센터에서 일을 하다가 사고가 났는데, 그 뒤로 ‘병원에 들어가 임상경험을 충분히 하면서 아픈 사람들을 더 많이 봐주고 싶다’란 생각에 강남의 모 재활정형외과로 이직을 했다.

그 곳에서 ‘임상에는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케이스가 너무 많구나’ ‘이래서 많은 경험이 중요하구나’란 걸 깨달았지만, 점점 많은 환자를 상대하느라 지치게 됐다.

그러면서 환자에게 집중할 수 없게 돼 어느 날 내가 환자를 보는 게 아니라 그냥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 회의가 오더라. 그 때부터 ‘이러려고 여길 온 게 아니지, 나처럼 힘들었던 사람들 도와주러 온 거였잖아’란 마음을 먹고 이곳저곳 둘러보다가 이곳에 개인 학원을 오픈하게 됐다.

여기선 한 타임에 한 명만 집중해서 케어할 수 있도록 시간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다.

 

- 사람을 도와주는 걸 원래 좋아하는 성향인지.

원래 어릴 때부터 ‘오지랖 넓다’는 말처럼 내가 손해봐도 남을 도와주고, 물건도 같이 사서 나눠주는 성향이었다. 그런데 처음부터 지금 같았던 건 아니었고, 세 번 사고가 나고 보니 ‘하늘은 왜 이렇게 날 다치게 할까’란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렇게 힘들게 몇 년을 지내면서 그동안 스포츠의학 교과서에서 볼 수 없었던 많은 케이스를 발견했고, 내가 직접 다치고 경험하다 보니 몸 구석구석에 대한 노하우가 생기더라.

그러면서 ‘아 내가 이렇게 여러 번 다쳤던 게 그걸 통해 더 많은 사람을 도와주라는 뜻이었나’란 생각을 하게 됐다. 만약 다치지 않았다면, 난 지금쯤 필라테스를 그저 다이어트 목적으로만 가르치고 좋아하는 서핑 하면서 사는 사람이었을 것 같다(웃음).

 

- 메드인 필라테스의 차별성.

필라테스 선생님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보니 프로그램 자체가 일반 학원과는 많이 다르다. 처음 오시는 분들에게 체험수업을 할 땐 머리부터 발끝까지 상태가 어떤지 평가를 많이 해주고, 내장기관 촉진도 해드린다.

어떤 선생님들은 허리가 아프면 코어 근력 강화에만 집중해서 훈련시키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게 하면 효과가 떨어진다. 모든 근육은 근육 위에 근막이라는 것으로 뒤덮여 있어서, 해당 근육뿐 아니라 주변 근육들을 만져주고 풀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약한 곳은 강화하고 너무 강한 곳은 풀어주면서 상호보완 해줘야 몸의 발란스가 맞춰진다.

 

- 필라테스 학원은 어떤 기준으로 택하는 게 좋은가.

메드인에 체험하러 오신 분들에게도 꼭 여길 다니시라고 강제하진 않는다. 집 근처 또는 회사 근처 다니기 편한 곳으로 택하되, 한 군데 정하기 전에 여러 곳을 많이 다녀보길 추천한다.

재활이란 게 단기간에 되는 게 아니라 30회 이상 꾸준히 다녀야 할 텐데, 선생님과 잘 맞는 게 정말 중요하기 때문이다. 선생님들마다 성격과 티칭 방식이 다르니 여러 군데 다니면서 나와 잘 맞는 곳을 찾다 보면 보석같은 곳이 숨어있을 수 있다.

 

- 요가와 필라테스, 재활에는 어떤 게 도움 되는가.

어떤 것이 도움 되고,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필라테스는 애초 만들어진 목적 자체가 ‘재활’이다. 기구를 이용해서 근육 이완과 강화를 동시에 해주고 심부근육을 디테일하게 잡아주기 때문에 체형 교정이 많이 된다.

또 매트에서 맨 몸으로 운동을 하다보면 초보자나 환자의 경우 자세를 잡는 게 쉽지 않아서 아무래도 다치기가 쉬운데, 물론 요가도 유연성을 많이 길러주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고 심신을 안정시켜주는 등 많은 장점이 있는 운동이다.

둘 중 어떤 것이 도움이 된다라기 보단 운동의 목적이 다르다고 보면 좋을 것 같다.

 

- 환자들은 빨리 낫고 싶어하는데 병원에선 빨리 운동을 권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재활 운동치료를 시작하는 시점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인지.

고객의 히스토리가 가장 중요하다. 어떤 분은 디스크가 조금 빠져나왔는데 너무 많이 아파하고, 어떤 분은 심한 상탠데 조금 불편할 뿐이라고 하기도 한다.

이론적으로만 판단할 수 없는 경우의 수가 굉장히 많고, 겉으로 통증이 드러나지 않더라도 염증이 많은 경우에는 바로 운동치료에 들어가기보단 한두달 지켜봐야 한다.

고객마다 케이스가 다 다르기 때문에 평소 몸 상태에 대해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럴 때 솔직하게 얘기해 주셔야 그 분에게 딱 맞는 운동 프로그램을 짜고, 효과를 더 빠르게 볼 수 있다.

간혹 고객님 중엔 증상을 솔직히 표현하지 않으셨다가 몸에 맞지 않는 처방을 내리게 되기도 하는데, 그럼 다치기도 쉽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이 마음을 열고 얘기할 수 있도록 신뢰관계를 맺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만약 전문가의 소견상 고객의 요구대로 들어줄 수 없을 땐 충분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고객을 이해시켜주려 한다.

 

- 비전이 있다면.

필라테스 선생님들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을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이고, 환자의 케이스별로 솔루션을 제시하는 재활 필라테스 협회를 만들려고 한다.

이전부터 한참 준비를 하고 있었고, 구상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 외국에 나가 벤치마킹하는 계획도 있었는데 코로나로 발이 묶여 중단됐다. 이 김에 공부를 더 하려고 한다.

그리고 필라테스로 돈을 벌려는 생각보다는 고객을 진심으로 도와주려는 마음으로 접근할 수 있는 선생님을 양성하고 싶다.

 

- 마지막으로, 스포츠 관련 정부 정책에 바라는 점.

요즘 코로나가 재확산하면서 거리두기 단계가 조정됐는데, 항상 학원을 언제 문 닫으라고 할지 몰라 조마조마한 심정이다. 게다가 최근 백신 미접종자는 이틀에 한 번 PCR 검사를 해야 운동하러 올 수 있게 되다 보니, 사실상 그런 분들은 운동을 중단했다.

코로나를 이겨내려면 면역이 좋아야 하지 않나. 국민들이 운동을 통해 면역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스포츠시설 문을 닫으면 운동을 못 하게 되고 면역은 떨어지는 상황이 반복된다.

특별히 신경써서 환기도 잘 하고, 방역수칙 열심히 지키면서 운영하고 있으니, 운동을 하고 싶은 마음 있는 분들이 오지 못하는 일은 없도록 해 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