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023학년도 문이과 통합 수학 학습 방향성
[칼럼] 2023학년도 문이과 통합 수학 학습 방향성
  • 연합매일신문
  • 승인 2021.12.2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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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원 에스플래닝 전임강사(고려대 물리학과)
최진원 에스플래닝 전임강사(고려대 물리학과)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수학 영역은 가히 혼돈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기존의 수능 수학은 6월과 9월에 실시되는 모의평가의 방향성에 따라 단원별 문항수 및 출제 유형이 유사하게 결정되는 양상을 나타내었지만, 이번 2022학년도의 경우 6월과 9월에 실시된 모의평가의 경향성을 완전히 뒤엎는 방식으로 문제가 출제되어 학생들이 느꼈을 혼란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수학 영역의 1등급 커트라인이 10년만에 원점수 기준 90점 이하로 내려간 것은 이번 수능이 난이도와 경향성의 측면에 있어 얼마나 예상 밖의 시험이었는지에 대한 하나의 방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종전의 수능과는 달리 문항 자체에 대한 분석은 유의미한 참고 자료가 되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며, 향후 2023학년도 수능을 대비하기 위한 수학 공부 전략을 세우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의 피드백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출에 심취하지 마라.

먼저, 기출 문항의 필요성을 부정한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역대 수능 공부 전략이 그래왔지만 앞으로도 변하지 않는 전략 중 하나는 기출 문항에 대한 분석이다. 다만, 교육과정의 변화가 기출 문항의 경향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으로 변화되고 있는 지금, 기출 문항만으로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수학 공부의 종착점으로서 기출을 활용하는 것은 위험하며, 빠르게 거쳐야 할 하나의 중간과정으로 인식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2. 다양한 문항을 통해 생각하는 법을 익혀라.

2022학년도 수능은 킬러 문항의 난이도가 내려간 동시에 준킬러 문항의 분포 비율 및 난이도가 상승하였다. ‘쉬운 4점’이란 말은 이제 옛말이 되어버렸고, 기계적 풀이가 아닌 유연한 사고를 요하는 4점 문항의 비율이 늘어났다. 앞으로의 수능 공부에서는 다양한 문항을 경험하는 것이 필수적인 동시에 어떠한 신유형 문항이 출제되더라도 사고(思考)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순히 많은 유형의 문항을 경험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해내는 연습을 해야한다는 것에 주의하도록 하자.

3. 결과적 개념보다 원리적 개념에 집중하라.

대부분의 학생들은 소위 ‘1타 강사’라 불리는 사람들의 강의를 통해 문제 풀이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실전적 개념과 스킬들을 암기한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앞으로의 수학 공부에서 단순한 데이터의 축적은 큰 의미를 갖기 어려우며, 어떠한 개념이든 스스로 유도하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강의 또는 교재에 기재된 개념 및 스킬들에 대하여 결과만 암기하는 식의 학습은 변화된 수능의 방향성에 부합하지 않으며, 마치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스스로가 또 한명의 1타 강사가 되어, 공부한 모든 개념과 스킬들을 유려하게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학습하는 것을 제안한다.

4. 함부로 예측하지 마라.

이번 수능에서 학생들을 가장 당혹스럽게 한 문항 중 하나는 공통 문항 5지선다형 마지막 문항인 15번 문항이었을 것이다. 6월, 9월 모의평가 어디를 봐도 수능 15번과 같은 증명/박스 문항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예측이 어려웠을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5지선다형 마지막 문항 자리에 구조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문항이 배치되어 학생들이 느꼈을 상대적 압박감은 가히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었을 것이다. 비록 하나의 예시일 뿐이지만 6월, 9월 모의평가가 더이상 수능의 경향성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대한 하나의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이는 수능 대비에 있어서 예측을 통한 효율적 학습이 불가능에 가까워졌음을 시사한다.

교육과정이 변화함에 따라 수능 문제의 트렌드가 달라진 것은 사실이지만, 수학 공부에 대한 근본적인 전략과 방향성은 역사적으로 항상 명확하게 존재해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입시의 형태가 변수라면, ‘수학’이라는 교과는 상수로서 과거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동일하게 존재해왔으므로 학습의 큰 틀은 변하지 않음을 기억하며 정직하게 돌파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