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F “2050년까지 해양 플라스틱 오염 4배 증가”
WWF “2050년까지 해양 플라스틱 오염 4배 증가”
  • 이승현 기자
  • 승인 2022.02.0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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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적 위험 ‘한계치’ 초과지역 늘어날 것 ”
(사진=WWF. Vincent Kneefel)
(사진=WWF / Vincent Kneefel)

세계자연기금(WWF)는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이 해양 생물 및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규모에 대한 최신 보고서를 지난 8일 발간하면서 2050년에는 바닷속 플라스틱 쓰레기가 4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259개 이상의 연구를 검토 분석한 것으로, 전 세계 동시에 발간됐다.

보고서는 지금 당장 전 세계적인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를 줄이지 않으면 플라스틱 오염 심화로 인해 생물다양성에 심각한 타격을 주며 많은 지역이 생태적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21세기 말까지 그린란드 면적의 2.5배가 넘는 해양 지역에서 미세플라스틱의 양이 50배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어느 정도를 넘어서면 생태적으로 생명이나 자연환경을 유지하는데 상당한 위협을 받는 ‘생태적 위험 한계선’을 넘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이는 2040년까지 플라스틱 생산량이 2배 이상 증가해 2050년에는 바닷속 플라스틱 쓰레기가 4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WWF가 Alfred Wegener Institute Helmholtz Centre for Polar and Marine Research(이하 AWI)와 함께 발표한 이번 ‘플라스틱 오염이 해양 생물종, 생물다양성,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Impacts of plastic pollution in the oceans on marine species, biodiversity and ecosystems)’ 보고서는 세계 여러 지역에서 미세플라스틱이 1세제곱미터당 1.21X105 이상 존재하며, 이는 생태적 위험 한계치에 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중해, 동중국해, 황해, 북극 해빙 지역과 같은 오염이 집중되는 특정 ‘핫스팟’에서는 이미 상당히 생태적으로 회복이 불가능한 임계치(threshold)를 초과했다.

생태적 위기를 촉발하는 미세플라스틱 오염 농도가 한계치를 넘으면 최악의 경우 개체 수 감소 등 생물종 멸종은 물론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이케베스퍼(Heike Vesper) WWF 독일본부해양보전 프로그램 국장은 “일단 바다에 흘러 들어간 플라스틱 쓰레기는 회수하기 매우 어렵다. 이 플라스틱이 계속해서 작은 조각으로 분해되면 미세플라스틱의 농도는 수십 년 동안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플라스틱 쓰레기를 제거하는 것보다 오염의 원인 해결을 목표로 두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정부, 기업, 지역사회가 함께 나선다면 여전히 이 위기를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공=WWF / Steve De Neef)
(제공=WWF / Steve De Neef)

플라스틱 오염이 해양 전반에 퍼지면서 거의 모든 생물종이 플라스틱의 위협을 마주하고 있다. 산호초나 맹그로브와 같은 생산성이 높은 주요 해양 생태계 지역 대부분의 생물종이 플라스틱 오염으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남획, 지구온난화, 부영양화 등과 같은 다른 위협 요소들이 플라스틱 오염이 심각한 ‘핫스팟’ 지역에 발생할 경우 부정적인 영향은 더욱 커진다. 해양 플라스틱 오염은 지중해의 몽크바다표범이나 향유고래와 같은 핫스팟 지역에 사는 멸종위기 종에게 추가적인 스트레스 요인이 되어 이들을 멸종으로 내몰기도 한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AWI의 해양생물학자 멜라니 버그만(Melanie Bergmann) 박사는 "연구는 바다의 어둠에 빛을 비추는 손전등과 같은 역할을 한다”며 “특히 현재의 플라스틱 생산과 향후 예상되는 증가에 대한 더 큰 경고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라스틱의 잘 썩지 않는 특성은 해양 생태계의 먹이사슬에 미세플라스틱, 나노플라스틱의 형태로 지속적으로 축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플라스틱을 계속해서 생산한다면 결국 해양 생태계는 위험한 수준에 이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 사회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WWF는 오는 28일부터 열리는 유엔환경총회(UN Environment Assembly)에서 각 국가가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해결책을 세울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국제 조약을 채택할 것을 촉구했고, 이미 100여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과 700개 이상의 시민사회단체, 유엔 회원국의 3/4에 달하는 156개국도 이를 지지했다.

또한 전세계 20만명 이상이 WWF의 No Plastic In Nature 캠페인 청원에 참여해 국제 사회의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기슬레인르웰린(Ghislaine Llewellyn) WWF 글로벌 해양 프로그램 부국장은 “우리는 플라스틱 오염을 멈추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 해양 생태계가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며 “이제는 국제 조약을 미루는 어떠한 변명도 수용해서는 안되는 상황이다. 플라스틱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전 주기에 걸친 문제를 다루고, 203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막는 구속력 있는 국제 조약에 동의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