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순 서산시 의원, "농업인 보호하는 농산물 가격 안정화 정책 돼야"
장갑순 서산시 의원, "농업인 보호하는 농산물 가격 안정화 정책 돼야"
  • 송영준 기자
  • 승인 2022.02.21 1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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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시의회 5분 발언 전문
서산시의회 장갑순 의원
서산시의회 장갑순 의원

 

시민여러분, 장갑순 의원입니다.

변덕스러운 날씨가 봄을 시샘합니다. 따뜻한 봄의 손길이 손에 잡힐듯 하다가도 다시 차갑게 멀어지는 요즘입니다.

봄. 푸르름과 싱그러움, 생동하는 자연을 상징합니다. 또 하나, '건강한 성장' 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건강한 성장은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우리의 사랑하는 아들과 딸인 미래 세대를 위함입니다.

논을 일구고, 씨를 뿌려 거두는 일. 그래서 생명을 지키는 일. 그것은 오로지, 농사를 짓는 사람들만의 몫은 아닙니다.

우리 모두의 일 이며 우리 모두의 주식입니다. 경쟁이 일부라면, 보호해 줄 필요가 있는 산업을 적절히 보호해주는 것이 바로 우리 모두를 위함입니다.

지금의 정부에 묻습니다. 우리의 농업은 우리 모두가 보호해야 할 생명산업 아닙니까? 하지만, 지금 정부는 보호는 커녕, 생명 산업에 경쟁 논리를 심었습니다.

희망이 있으면 용기도 나고, 힘도 붙습니다. 희망을 주지는 못할망정 빼앗지는 말아주시길 바란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졸졸대는 개울물 소리, 땅을 헤집고 나오는 초록 새싹과 개천가 버들개지들. 이제 곧, ‘봄의 정령’들이 하나둘 생겨납니다. 봄의 정령들을 정성으로 맞을 준비를 하는 농업인의 마음으로 5분 발언을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저는 날이 갈수록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는 농업인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이렇게 단상에 올랐습니다.

지난 2월 9일, 정부가 2021년산 쌀 시장격리곡 입찰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1차 20만 톤 시장격리계획에 미치지 못하는 145,280톤이 평균 63,763원이라는 낮은 가격으로 낙찰되었습니다.

총 40만 톤이 넘는 물량이 입찰에 참여했지만 대부분의 농업인들은 입찰예정가격 이상으로 신청해 결국 제외되고 말았습니다. 당연히 입찰예정가격이 시장가격보다 높을 거라 예상하고 입찰에 참여한 농업인들은 분노했습니다. 낙찰예정가격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입찰 전부터 농업인들끼리 최저가 경쟁을 유도하면서 이간질한 것도 분통 터질 일인데 입찰 결과가 시세보다 터무니없이 낮으니 화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쌀값 안정을 목표로 시행한 시장격리제가 오히려 쌀값 폭락을 부추긴 결과를 낳은 것입니다. 농업인들은 결국 예정된 2차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래선 안 됩니다.

쌀 수급정책 실패의 책임을 이런 식으로 농업인들에게 전가해서야 되겠습니까? 수확기 이후 계속해서 쌀 시장격리를 주장해 온 농업인들에게 소득을 보전해주지는 못할망정 최저가 입찰이 웬 말이며, 시장가보다 낮은 시장격리가 웬 말입니까?

“농업을 홀대한 나라가 선진국이 된 사례는 없다.”2017년 대통령께서 농식품부 핵심정책토의에서 하신 말씀입니다.

그런데 어째 흘러가는 모습이 홀대를 넘어 농업을 포기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이번 쌀 시장격리 외에도 농업인을 무시하는 듯한 정책이 난무합니다.

2019년 세계무역기구(WTO) 농업분야 개도국 지위 포기, 2022년 2월 1일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발효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CPTPP) 추진 등 농업을 볼모로 한 정책에 농업인의 목소리는 하나도 들어있지 않습니다.

제가 누차 말씀드렸듯이 헌법 제123조 4항은“국가는 농수산물의 수급균형과 유통구조의 개선에 노력하여 가격안정을 도모함으로써 농어민의 이익을 보호한다”고 명시하며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천명하고 있습니다.

논 농업만 보더라도 연간 쌀 생산액은 8조 5천억 원 수준이지만 논 농업의 공익적 가치가 67조 4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습니다. 논이 식량 생산 그 이상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는 것은 이제 새로운 사실도 아닙니다.

경관 보전과 홍수 조절, 수자원 함량, 대기정화, 수질정화, 기후순환, 토양보전등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농산물은 단지 상품이 아니라 우리의 생명을 이어가는 원천입니다. 공산품은 없어도 살지만 농산물은 없으면 죽습니다.

공산품은 인간과 자연을 분리시키지만 농산물은 인간과 자연을 하나로 엮습니다. 공산품은 시장경쟁의 원리로 취급해도 되지만 농산물에는 생명공동체의 원리가 작동합니다. 농업은 무한한 가치를 지닌 생명산업이자 인류와 끝까지 운명을 같이 할 국가의 기간산업입니다.

쌀을 포함한 모든 농산물 가격 안정화 정책이 시장논리가 아닌 농업인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서 5분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