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은 미국이 원하는 대로 합의해준 졸속 한미정상회담
한미정상회담은 미국이 원하는 대로 합의해준 졸속 한미정상회담
  • 김경수 기자
  • 승인 2022.05.2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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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민주노총 입장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강당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마주보며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1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강당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마주보며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1

 

[떠들썩한 2박3일의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과 한미정상회담. 가득 안긴 선물꾸러미에 비해 우리가 받은 것은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지지와 자위대 강화 약속뿐. 이런 정상회담 왜 하나?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로 한반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긴장은 고조될 것이며, 경제적 불안정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2박 3일간의 바이든 미 대통령의 방한이 끝났다. 삼성 평택공장 방문을 시작으로 현대차 정의선 회장을 만나는 것으로 마무리 된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군사. 안보뿐 아니라 경제와 인권, 이념까지도 미국이 원하는 대로 합의해준 졸속 한미정상회담이었다.

 

군사안보에서는 ‘핵, 재래식 및 미사일 방어능력을 포함한 확장 억제’ 공약을 확인하고 2018년 남북관계가 개선되면서 중단되었던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 (EDSCG) 재가동’,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연합연습 및 훈련의 범위와 규모 확대를 위한 협의 개시’, ‘미국의 전략자산 재개’, ‘한미일 3국 협력’ 강화 등을 합의했다. 이는 2018년 남북, 북미 정상의 합의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한반도 전쟁위험을 고조시키는 퇴행한 합의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의 연합연습, 미국의 전략자산 재개는 미-중간의 군사충돌을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합의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한미일 3국 협력 강화 언급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대중국 견제와 군사적 대립 구도에서 미국은 동북아시아에서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한미일 3국 협력을 계속 강요해왔다. 지난 문재인정부에서 진행되었던 한미정상회담에서 분명히 거부했던 한미일 군사훈련과 동맹강화를 윤석열 정부가 용인한 것이다.

 

또한 방한을 마치고 일본으로 건너간 바이든이 군국주의와 끊임없는 전쟁으로 아시아 태평양을 전쟁터로 만들며 제국으로 성장했던 일본에 대해 그 역사적 과오를 직시하고 반성을 하기는커녕 다시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한다는 명분으로 자위대의 확장을 용인하고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한 것은 실현가능성을 떠나 절대 용인할 수 없는 일이며, 이런 상황에서 한미일 군사협력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경제안보 분야 또한 얻은 것도 없이 미국의 일방적 요구만 수용했다. 삼성 평택공장을 방문한 바이든에게 삼성은 미국 텍사스주에 170만 달러를 투자하는 것도 모자라 ‘중국을 배제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약속했다. 현대차 그룹도 미국 조지아주에 연간 30만대 규모의 전기차 생산 공장과 로보틱스·도심항공모빌리티(UAM)·자율주행·인공지능(AI) 등 기술 분야에서 추가 투자 계획을 밝히는 등 총100억 달러를 미국 바이든에게 선물로 내놓았다. 이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정부에게는 엄청난 선물 보따리임에 틀림이 없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가 우려했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도 결국 참여하기로 했다. IPEF는 중국을 배제하고 새로운 경제질서를 재편하기 위한 구상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 체계, 인프라, 에너지, 무역질서를 새롭게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국이 미국의 새로운 경제 질서에 편입되어 반도체를 포함한 공급망의 교란과 함께 대중국 무역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 아니라 안보 불안과 경제적 불안정을 가져오는 최악의 정상회담이다. 주권은 오간 데 없고 모든 것을 미국을 위한 미국에 의해 진행된 정상회담이다.

 

민주노총은 이런 졸속 회담을 진행한 윤석열 정부를 강력히 규탄하며 일방적인 종속적 한미동맹을 끊어내고 호혜와 평등에 기초한 한미관계 재편과 함께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문을 여는 큰걸음을 내딛을 것이다.

 

2022년 5월 23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