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조경전문가, 광주에서 ‘기후변화·팬데믹’ 해법 모색
전세계 조경전문가, 광주에서 ‘기후변화·팬데믹’ 해법 모색
  • 이승현 기자
  • 승인 2022.08.2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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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차 세계조경가대회 개막 일주일 앞으로 다가와

 

전 세계 조경 전문가들이 광주에 모여서 환경위기, 팬데믹 등 도시 문제의 해법 찾기에 나선다.

제58차 세계조경가대회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3일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KDJ)와 그 일대에서 개최되는 대회 세부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세계조경가대회는 세계조경가협회(IFLA)가 주최하는 조경분야의 가장 대표적인 국제행사로, 우리나라는 1992년 경주에 이어 30년 만에 광주에서 대회를 유치하게 됐다.

주제는 ‘리:퍼블릭 랜드스케이프(RE:PUBLIC LANDSCAPE)’로 조경의 공공 리더십 회복을 의미한다. 40여개국 1000명 내외의 조경 전문가들은 광주에서 동시대 도시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변화, 환경위기, 팬데믹, 도시쇠퇴 등의 난제를 풀어갈 솔루션으로 ‘조경의 공공성’을 논의하게 된다.

 

이번 대회에는 ‘기조강연 및 학술논문 발표, 라운드테이블, 스페셜 세션, IFLA 조경·정원박람회’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먼저 ‘기조강연’에서는 Henri Bava(Agence TER), Craig Pocock(Beca Group) 등 국내외 저명인사 10인이 발표를 진행한다.

대회 첫째 날에는 개막식에 앞서 정근식 교수(서울대학교)가 냉전의 경계선, 분단국의 경계선을 따라 발생한 냉전 경관의 가치와 평화적 활용에 대해 설명한다. 개막식 이후 진행되는 첫 번째 기조강연에서는 Henri Bava가 전세계 여러 도시에서 진행했던 Agence TER의 설계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에서의 변화를 주도하는 조경의 역할에 대해 설명한다. 이어 Craig Pocock은 기후 위기 시대에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조경 설계와 도시 계획 전략을 발표한다.

둘째 날은 Catherine Nagel(City Parks Alliance), 김아연(서울시립대학교) 등이 기조강연자로 나선다. Catherine Nagel은 뉴욕 센트럴파크 이후, 팬데믹, 기후변화, 정치 등 복합적이고 상충되는 가치들에 대응하는 도시공원의 변화를 소고한다. 이어 김아연 교수는 조경 실천의 가치와 비전을 대중에게 전달하기 위한 방식을 쉽게 풀어 설명한다.

대회 마지막 날은 김정윤(하버드 GSD), Jillian Walliss(University of Melbourne)와 Heike Rahmann(RMIT University), 이만의(한국온실가스감축재활용협회) 등이 발표한다. 김정윤 교수는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조경의 방식을 소개한다. 이어 Jillian Walliss와 Heike Pahmann은 서양의 방식으로 획일화 돼 가는 조경 디자인을 탈피하기 위한 문화적 맥락을 설명하고, 이만의 회장은 ‘담양 스토리’를 주제로 우리의 자연과 환경에 대해 이야기한다.

조경분야의 학문적 성과를 공유하는 ‘학술논문발표’, 건축공간연구원과 문화재청의 ‘스페셜 세션’, 교육자·신진연구자·학생들의 소통을 위한 ‘라운드테이블’도 마련된다.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진행되는 학술논문발표는 전 세계 22개국에서 참여한 120여 팀의 논문 발표와 토론이 진행된다.

스페셜 세션으로는 31일 ‘기후변화와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도시공원과 공공공간’을 주제로 한 건축공간연구원의 컨퍼런스가, 1일 ‘경관유산, 다시 생각하기’를 주제로 한 문화재청의 컨퍼런스가 각각 개최된다.

전 세계 조경분야의 교육자, 신진연구자, 학생들이 소통하고 협력하는 라운드테이블 은 9월 1일 오후에 각각 진행된다.

 

우리나라 조경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만나는 ‘IFLA 조경·정원박람회’는 김대중컨벤션센터 1층 전시홀에서 대회 기간 상시 무료로 진행된다. 조경자재, 공공조경, 조경건설, 조경교육 등 진행되는 박람회는 제품과 브랜드 전시 외에도 취업박람회, 토크콘서트, ‘나는 조경가다! 확장편,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등을 연계해 시민들이 다양한 정보를 얻어갈 수 있도록 준비됐다.

또한 제12회 대한민국 조경대상, IFLA 학생설계공모전 수상작 전시회, 제19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한국조경설계업협의회 작품전시 등 다양한 전시회도 열린다.

오는 31일과 다음달 1일 다목적 2홀에서는 한국 조경설계 분야를 개척한 조경가 정영선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할머니 조경가의 땅에 쓰는 시’가 처음 공개된다. 본 다큐에서는 미래의 공간을 위해 고민하는 조경가 정영선의 진심과 애틋함, 인간미를 엿볼 수 있다.

해당 다큐멘터리는 ‘한국 현대건축의 오늘’(2016), ‘시간의 건축’(2017), ‘이타미 준의 바다’(2019),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2020) 등 공간과 도시 영상을 다뤄온 기린그림에서 제작하고 있으며, 이번에 공개되는 다큐는 특별히 전체 내용을 압축해 상영된다.

더불어 김대중컨벤션센터 1층 로비에서는 영국 첼시 플라워 쇼에서 골드메달을 수상한 가든디자이너 황지해가 대회 개최를 기념해 조성·연출한 설치미술 작품도 전시된다.

광주와 남도의 멋과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는 답사 프로그램인 워크 앤 토크, 테크니컬 비지트, 포스트 투어도 준비돼 있다. 광주의 서사를 체험할 ‘워크 앤 토크’의 코스를 통해 광주만의 지역적 색깔을 볼 수 있는 ‘양림동’, 민주화 역사가 숨 쉬고 있는 ‘ACC’, 그린거버넌스의 성과인 ‘푸른길’ 등을 둘러보게 된다. 또 광주와 담양을 중심으로 한 테크니컬 비지트, 남도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포스트 투어’도 마련돼 있다.

조경진 조직위원장(한국조경학회 회장, 서울대 환경대학원 원장), 김농오 지역위원장(한국도서섬학회 고문, 목포대 조경학과 명예교수), 임희진 광주광역시종합건설본부장 등 조직위원들은 “세계조경가대회는 전 세계 조경가들이 기후위기, 팬데믹, 지역소멸 등의 문제에 직면한 도시 환경에 대한 해법을 찾아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지구촌 조경인의 축제에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