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주년 인주 강자 매표화학, 아이디어 문구상품 도전
77주년 인주 강자 매표화학, 아이디어 문구상품 도전
  • 이승현 기자
  • 승인 2023.03.02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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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화학 최윤석 대표, 2023 대한민국 인물 대상 & 소비자 선호 브랜드 대상 수상
업무 효율 높이는 혁신 아이디어 상품 택배용 가위칼 듀오컷 출시
최윤석 매표화학 대표

1946년 설립된 매표화학(전 삼성화학공업사, 1대 CEO 故최상봉 사장, 2대 CEO 최윤석 대표)은 올해로 77주년을 맞았다. 최상봉 사장이 ‘삼성(三成, 셋이서 이룬다)이란 3자 합자회사를 창립했고, 18년 뒤인 1964년 6월 15일 ‘매표’(매票)라는 이름으로 정식상표 등록된 매표화학은 현재까지 장수 장인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늘을 날며 꿩을 잡는 매’라는 의미를 담은 매와, 그 주위를 월계수 잎이 둘러싸고 있는 모양의 CI처럼, 매표는 국새를 찍는 청와대 인주부터 가정 및 각종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탁상용 인주까지 국내 인주·스탬프 시장을 석권한 강소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

매표화학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최윤석 대표는 부친인 고 최상봉 사장이 인주사업을 일으키기 위해 밤을 지새워 노력했던 결실이라고 말한다. 당시 인주 기술은 중국이 선진기술을 가지고 있었고, 국내는 일본·중국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기에 녹록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 사장은 실패를 거듭하면서 인주 생산법을 연구했고, 6·25 이후 문화 성장에 따라 인장과 인주의 수요가 급증한 상황에 최 사장의 인주가 호평을 받으면서 사업에 힘이 실렸다.

 

최윤석 매표화학 대표가 2월 24일 열린 ‘2023 대한민국 인물 대상 & 소비자 선호 브랜드 대상’ 시상식에서 수상했다.

고 최성봉 사장은 생전에 “돌탑을 쌓을 때는 욕심을 내면 안 된다. 차근차근 맨 아래는 큰 돌을 쌓고, 위로 갈수록 작은 돌을 쌓아야 하는데, 욕심이 생겨 큰 돌을 놓으면 무너진다. 자리에 맞는 크기의 돌을 놓고, 자격이 안 되면 돌을 놓지 말아라”라고 항상 가르쳐 왔다.

이러한 경영철학을 본 받은 덕분에 최 대표는 소비자와의 신뢰를 경영의 제일 원칙으로 삼는다. 현재 전국 630여개의 도매상에 납품하고 있는데, 용량 등 품질을 약간 낮추면 더 값싸게 많은 곳에 판매할 수 있지만 소비자들의 눈을 속일 생각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신념이다.

대신 기술 혁신으로 기존에 없던 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동화·전산화 시대가 되면서 인주를 비롯한 사무용품의 수요가 많이 줄어 혁신적인 문구 및 생활용품 생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3년간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교류가 적었으나, 차차 일본·동남아·독일 등의 각종 문구 박람회, 생활 박람회 등을 다니면서 새로운 상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어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계획의 일환으로 매표화학은 최근 가위와 칼을 결합한 택배용 가위칼 듀오컷을 출시했다. 캠핑 등을 할 때 가위와 커터칼을 모두 사용하면 보다 빠른 작업이 가능해 업무 효율을 높여주는 제품이다.

 

택배용 가위칼 듀오컷

듀오컷은 15년 전에 출시된 적 있었지만, 세련되면서도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기존의 디자인을 보완해 재생산됐다. 가위와 칼을 단순히 조합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무게와 디자인 등에서 편의성을 갖추고 절삭력에서도 일반 가위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정교한 작업과 피드백을 거쳐 탄생했다.

손잡이에는 실리콘 재질을 사용해 그립감이 부드럽도록 했고, 날카로운 칼날이 들어가 있기에 안전사고를 예방하도록 칼이 부착된 가위면 한쪽을 더 길게 디자인해 덜 들어간 칼날에 찔리지 않도록 했다.

26세에 회사에 들어와 40년 가까이 매표화학을 경영해오고 있는 최 대표는 77주년을 맞은 소회에 대해 기쁨과 감사함과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15년 전 매표화학이 50여년 됐을 때 부친이 “우리 회사도 100년 역사 한 번 써 보자”라고 하신 말씀이 그의 마음에 깊이 남아있다.

그는 급변하는 이 시대에 앞으로의 23년을 어떻게 이끌어 나가야 할까 걱정도 크지만, 그는 회사와 긴 세월을 함께 해온 직원들이 있어 든든하다고 한다. 특히 10대 때부터 60년 이상 한 자리를 지켜온 분들 있어 공장 운영에 걱정이 없고, 든든하다고 말한다.

또 젊은 시절부터 꾸준한 후원을 해왔다는 최 대표는 30년 후원 경력으로 명예의 전당에 올라 감사패를 받은 것이 가장 뿌듯하고 값진 일이라고 말한다. 어릴 때 부친이 고아원·양로원을 다니며 봉사를 많이 했는데 “아기들을 제외하고는 모든 국민이 우리 소비자인데, 이들에게 감사를 표현할 길이 없다. 그래서 이렇게 봉사하는 게 감사함을 돌려주는 것”이라고 가르쳐 온 영향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내 인주 제1기업이라는 지나온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문구산업 나아가 생활용품산업의 새로운 문화를 이끌어가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며 “매표화학이 100년 기업이 될 때까지 소비자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한 손 한 손 정성을 담아 제품을 생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매표화학은 지난달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인물 대상 & 소비자 선호 브랜드 대상’ 시상식에서 문구산업 부문에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