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10.29 이태원 참사 진실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하라
[성명] 10.29 이태원 참사 진실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하라
  • 연합매일신문
  • 승인 2023.06.2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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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협의회 단식농성 돌입에 즈음한 민변 연대성명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모임’)은 특별법 제정이야말로 참사의 진실을 제대로 규명하는 길이자, 유가족들의 소망이며, 그것이 곧 국가의 책무임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지난 8개월 동안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의 참담한 상황은 참사 당시에서 한 걸음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참사 이후 국회의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진상을 규명하여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유가족들의 수 차례에 걸친 추모제와 릴레이 행진, 국회 앞 집중농성을 통한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 호소에도 불구하고, 진실규명은 멀어지고 말단의 참사 책임자들조차 일상으로 돌아오는 참담한 현실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절박한 심정으로 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하는 단식농성에 돌입하였다. 가족을 가슴에 묻은 유가족들이 곡기까지 끊어가며 무책임으로 일관하는 여당을, 오만한 정권을, 무기력한 야당을 엄중히 꾸짖고 있는 것이다.

 이에  모임은 비통한 심정으로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여당이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눈물을 닦아주던 모습이 진심이었다면, 진실규명이 아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질 시간을 벌어온 것이 아니라면, 부디 초심으로 돌아가 유가족들의 피눈물을 바라보라. 끝까지 권력 눈치보기로 일관하며 국면을 전환하려 한다면 부끄러움을 넘어 역사와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진실 규명을 향한 여당의 분명한 태도 변화를 촉구한다.

8개월이 지나도록 책임소재조차 밝혀내지 못하고, 비극적 참사를 정치적 시각으로 재단하는 오만한 정권에도 촉구한다. 유가족들은 애끊는 고통의 와중에도 곡기까지 끊어가며 특별법 제정을 간절히 요구하고 있다. 가족의 원통한 희생을 밑거름으로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기 때문이다. 그 애가 끊는 고통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희생자들과 국민 앞에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한 약속을 반드시 실천하라. 그것이 국가의 기본적인 책무이다.

마지막으로 야당 의원들에게도 촉구한다.

유가족들의 피맺힌 절규가 헛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특별법 제정의 길을 찾으라. 만약 여당이 끝내 법 제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신속처리안건 지정을 포함한 모든 특단의 대응과 분발을 다해 국민의 대표로 선출된 본디 뜻을 저버리지 않기를 간곡히 호소하는 바이다.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사회의 최소한의 양심이자 희생자들에 대한 마지막 예의이다. 우리는 모두 우연히 그날 그 자리에 있었고, 우연히 그날 그 자리에 없었을 뿐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벼랑 끝에 선 유가족들의 이 간절한 외침이 헛되지 않도록 끝까지 함께 연대하며, 특별법 제정을 촉구해 나갈 것이다.

2023.  6.  21.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조 영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