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한류와 문화다양성’ 발간
문체부·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한류와 문화다양성’ 발간
  • 이승현 기자
  • 승인 2023.06.30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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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한류 30년을 위한 학제적 탐구
‘한류와 문화다양성’ 표지(사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한류와 문화다양성’ 표지(사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원장 정길화, 이하 진흥원)은 한류의 지속가능한 방향성 제시를 위해 ‘한류와 문화다양성’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 책은 ‘문화다양성’을 미래 한류의 지향점으로 제시하는 한편 문화다양성 관점에서 한국 문화콘텐츠 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바람직한 한류 정책 방향을 조망한다.

총 3부로 구성된 ‘한류와 문화다양성’은 먼저 ‘한류’와 ‘문화다양성’의 만남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 화두로 문을 열었다. 어느덧 한류는 30년이라는 역사를 지닌 비(非)서구 기반의 글로벌 대중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지만 전 세계를 놀라게 한 한류의 성과와 함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문제도 적잖게 불거지고 있다.

한류가 다양한 인종·민족적 배경을 지닌 문화 안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타 문화를 표피적으로 차용한 문화 전유*, 문화 도용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가 하면, 특정 지역에서 혐한, 반한류 등의 안티테제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를 넘어서기 위해 타 문화를 이해하고 차이를 존중하는 문화다양성 가치의 포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화다양성은 타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한다는 당위론적 개념을 넘어서서 문화 간 대화를 통한 차이의 이해와 협상 과정을 포함한다. 이 책은 문화다양성이 한류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창의성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 주목해 문화콘텐츠 산업에서 고민해야 할 문화다양성 영역을 제시했다.

그 과정에서‘집단주의’ 문화가 강조됐던 시대를 벗어나 ‘개개인성’이 강조되는 새 시대 문화다양성이 창작자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역량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살펴봤다. 또한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는 창구로서 문화콘텐츠의 역할을 강조했다.

2부에서는 케이팝산업부터 OTT 플랫폼, 방송, 음악, 팬덤 문화까지 한국 문화콘텐츠 산업 내 문화다양성 현주소를 진단한다.

케이팝산업에서는 거대한 해외 팬덤을 거느리는 케이팝의 생산(제작)·유통·이용 다양성을 논하면서 케이팝산업의 문화다양성 증대를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규정한다. 케이팝산업의 해외 시장 의존도가 커진 만큼 다양성 증대는 생존을 위해서도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타 문화에 대해 열린 태도를 견지하면서 케이팝 고유의 차별화 기제이자 경쟁력인 ‘K’의 한국성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한 과제임을 강조했다.

케이팝의 혼종적 특성과 최근 여러 차례 이슈가 됐던 문화 충돌, 문화 전유 문제도 다뤘다. 또한 지역성과 문화 다양성을 중요 가치로 내세우는 글로벌 OTT 플랫폼에 주목하고, 이들의 다양성·포용성 정책 전략을 분석했다.

방송·음악 부문에서는 한국 미디어의 사회적 소수자 재현을 조명했다. 미디어는 우리 사회를 반영하는 거울이자 다양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인식의 전환을 가져오는 도구이다. 특히 미디어는 우리 사회의 ‘비가시화된 존재’를 자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에 한국 미디어 속 변화하는 남성성, 장애, 성 정체성 재현의 복잡성과 상징성을 케이팝, 리얼리티쇼, 드라마 등의 사례를 통해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해외에서 적극적으로 소비되는 케이팝이 정동적 경험으로 사회 변혁을 이끌 수 있는 대안적·실천적 장르로 의미부여되는 현상도 다뤘다. 케이팝을 진보적 가치로 전환시킨 방탄소년단의 성장 과정과 해외 팬덤의 성찰적 참여문화를 살펴보는 한편 ‘케이팝 행동주의’개념을 통해 케이팝이 팬들에 의해 사회적 의제에 활용된 사례를 짚고, 포용성 확대의 가능성을 점쳤다.

3부에서는 번역·더빙·자막 제작을 키워드로‘한국에서 제작한 콘텐츠’를 ‘한국에서 제작한 세계인의 콘텐츠’로 만드는 현지화 과정의 변모를 살펴봤다. 이어 진흥원에서 수행한 ‘한류와 문화다양성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 사회가 문화다양성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한국 문화콘텐츠의 다양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상세히 들여다봤다. 무엇보다 한류가 ‘글로벌 문화의 장’으로 그 역할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서는 한국 사회의 ‘글로벌 감수성’이 확보돼야 함을 강조했다.

정길화 원장은 “지난 30년간 확장된 한류의 외연만큼이나 한류 문화 속 균열 지점이 무엇인지를 민감하게 살펴야 한다”며 “이 책이 앞으로의 한류 30년을 고민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유용한 책이 될 것” 이라고 밝혔다. ‘한류와 문화다양성’은 중앙행정기관, 국회 등 주요 기관과 도서관, 유관기관 등에 우선 배포되며, 진흥원 홈페이지에서 파일로 내려받을 수 있다. 교보문고 정부간행물 코너에서는 다음달 10일부터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