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군사안보협력 강화, 동아시아 군사적 긴장상태를 더욱 강화시킬 수 있다"
"한미일 군사안보협력 강화, 동아시아 군사적 긴장상태를 더욱 강화시킬 수 있다"
  • 김경수 기자
  • 승인 2023.09.2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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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군사안보협력, 어떻게 볼 것인가?’ 민변 토론회
지난 19일 ‘한미일군사안보협력, 어떻게 볼 것인가? : 일본 군사력 증강과 법적 쟁점을 중심으로’ 토론회가 진행됐다. (사진= 민변)

지난 19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국회 한반도평화포럼(대표의원 김경협·김한정), 국회의원 우상호,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 한국사무소와 함께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한미일군사안보협력, 어떻게 볼 것인가? : 일본 군사력 증강과 법적 쟁점을 중심으로’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8월 18일 한·미·일 3국의 정상회의 결과 3국이 안보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결정하는 한편 지난해 말 일본이 ‘적기지 공격능력(반격능력)’을 보유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이른바 ‘안보 3문서(국가안보전략, 국가방위전략, 방위력정비계획)’를 채택함에 따라 격변이 예상되는 동아시아 정세를 진단하고 한반도 평화의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준형 교수(한동대, 전 국립외교원장)는 지난 ‘캠프 데이비드 선언’을 미국의 오랜 숙원인 한미일 삼각동맹의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하며 우리나라가 지정학적 위기에 노출될 수 있음을 우려했다. 또한 일본이 평화헌법은 그대로 놓고 안보법을 개정하는 것에 대해 “일본의 이익에 따라 개입을 원치 않을 때는 평화헌법을 내세우고 개입을 원할 때는 안보법을 내세우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우리 정부가 대만과 우크라이나 유사시에 군사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을 선언하도록 국회가 정부를 압박하는 것이 중요다”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자 가토 유타카 변호사(자유법조단 오키나와 지부)는 평화헌법 체제하에 제한적인 개별적 자위권의 행사 즉 ‘전수방위’만을 인정해온 일본이 ‘자위’의 개념을 자의적으로 확장해 사실상 군대를 보유하게 된 점을 역사적으로 고찰했고, 최근 들어 안보 3문서를 통해 집단적 안보를 인정하면서 선제공격의 우려를 안고 있는 적기지 공격능력마저 보유한다는 각의결정에 의해 일본내에서 헌법주의가 파괴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또한 일본 내 안보에 대한 관심이 북한의 미사일 공격 위협에서 중국 위협론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며 ‘한반도 유사시’ 일본이 북한에 대해 ‘반격’하려 할 것이고, 이는 한국 입장에서 영토에 대한 공격이므로 한국 정부의 동의가 필요한 영역임에도, 일본의 입장에서는 자국 공격에 대한 반격이므로 국제법상 당연히 인정되는 자위권의 행사라고 주장할 가능성에 대하여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직접 공격을 받지 않더라도 ‘중요영향사태’ 로 미군 등의 후방지원을 실시하거나 ‘존립위기사태’로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동참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뒤이은 토론에서 김남주 변호사(민변 통일위원회, 미군문제연구위원회)는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헌법 전문과 일본이 한국을 침략해온 역사적 사실을 기초로 일본과의 군사동맹은 반헌법적 시도라고 평가했고, 특히 유사시 일본이 한반도 영토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은 “헌법상 영토를 보호해야 하는 대통령의 (헌법상)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두 번째 토론자 오동석 교수(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는 캠프 데이비드 선언은 “형식적으로는 조약 체결이 아니지만 대부분 실행력 있는 합의를 문서로 한 것”이라며 “헌법적 검토의 대상이자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실체적인 의미로서의 국제평화주의, 평화통일의 원칙에 위배되고 국회의 동의라고 하는 헌법 절차를 위반한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 번째 토론자 이경주 교수(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는 2015년~2016년 일본의 ‘유사시’ 입법 특히 “안보관련법 개정”이 “중요영향사태의 경우 ‘현재 전투행위가 벌어지지 않은 지역’이면, 자위대가 상륙하여 다른 나라의 군사활동에 대한 후방지원도 할 수 있게끔하려 하고 있다”며 안보 3문서의 각의결정은 이것의 후속조치이며 “이후 일련의 일본의 군사 외교 정책의 변화는 한반도 외교에도 굉장히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변화”라고 지적했다.

네 번째 토론자 황수영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팀장은 한국 시민의 의지와 무관하게 (국제분쟁에) 휘말릴 위험성을 지적하는 한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이 여성의 사회 참여 증진과 모두의 인권과 존엄을 강조했으나 한국의 여성가족부는 폐지를 걱정하는 수준이고 차별금지법조차 제정하지 못한 것이 현주소다”, “강제동원 피해자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면서 자유와 인권을 말하고,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에 눈감으며 ‘안전하고 번영하는 인도-태평양’을 말하는 것은 위선”이고 “‘가치 동맹’이라는 포장은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마지막 토론자 마츠자키 아키후미 변호사(자유법조단 오키나와 지부)는 일본 안보3문서 개정에 따라 난세이제도에 미사일 부대가 배치될 예정이라는 점과 함께 아마미오섬, 오키나와 본섬, 미야코섬, 이시가키섬, 요나구시섬 각각에 추가 배치되는 무기들과 대원들 현황에 관하여 설명하는 한편 2023년 1월 실시된 류큐신보가 오키나와 현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4.2%이상이 “난세이 제도에 자위대 배치 강화에 대해 반대”하였으며 “오키나와가 타국의 표적이 될 것(59.3%)”이므로 반대하는 현민들이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토론회의 참가자들은 일본 안보 3문서 개정 이후 최근의 한미일 정상회의를 통한 한미일 군사안보협력 강화가 동아시아에서의 군사적 긴장상태를 더욱 강화시킬 수 있음을 우려하면서, 한국이 한반도를 벗어난 국제적 분쟁에 연루될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시민사회가 연대하고 행정부 및 입법부에 평화적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함에 공감하며 토론회를 마무리지었다. 토론회의 자료집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