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록원, 한글날 맞아 한글학회 소장 주시경 ‘국어문법 육필원고’ 복제
국가기록원, 한글날 맞아 한글학회 소장 주시경 ‘국어문법 육필원고’ 복제
  • 이승현 기자
  • 승인 2023.10.10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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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문법 육필원고’ 본문의 한 모습
‘국어문법 육필원고’ 본문의 한 모습(사진=한글학회)

한글학회(회장 김주원)는 국가기록원(원장 하형필)에서 훈민정음(訓民正音) 반포 577돌(10월 9일)을 맞아 학회가 소장하고 있는 국가등록문화재 주시경 선생의 ‘국어문법 육필원고’를 복제했다고 밝혔다.

‘국어문법’은 주시경 선생이 지은 문법책으로 현대문법의 종합적인 체계를 개척해 오늘날 정서법(正書法)의 기틀을 마련한 ‘한글맞춤법통일안’의 기본이론을 세운 책이다. 이 책은 국어문법 연구의 효시로 순수한 우리말을 사용하기 위해 모음을 ‘읏듬소리’로 고친 흔적과 문법용어의 순 한글 표기 시도 등 대한 제국 시기 국어학 연구를 집대성한 자료이다.

이번에 국가기록원에서 복제한 육필원고는 국어문법 출간 한 해 전인 1909년 7월에 완성되었으며, 그 가치를 높게 평가받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2012.12.24.)됐다. 육필원고는 세로줄이 쳐진 원고를 끈으로 묶은 양장본 형태이다. 내지에는 경무국의 검열과 출판 허가를 받은 도장이 그대로 남아 있다.

국가기록원은 중요기록물의 이중보존과 전시를 위한 복제 기록물 활용 원칙에 따라(공공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 제21조, 시행규칙 제34조) 최고의 기술력으로 원본과 가장 유사하게 원형을 재현하는 복제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복제에서는 우리나라 전통 한지를 사용하였고, 원본과 가장 유사한 이미지 재현을 위해 최고 사양의 스캐너를 이용하여 고해상도로 스캔한 이미지는 세밀하게 편집한 뒤 디지털 인쇄를 했다.

특히 표지는 원본과 똑같이 얼룩의 위치와 색상까지 맞춰 인쇄를 했다. 인쇄한 표지는 전통 방식으로 밀랍을 칠한 후 능화판에 밀돌로 밀어 능화문을 재현하였다. 장정에 쓴 책끈은 꼭두서니 등 전통 염료를 끓여 염색한 후 사용하였다.

국가기록원은 역사적 가치를 지닌 국가기록물의 보존 수명을 연장하고 후대에 전달될 수 있도록 지난 2008년부터 ‘맞춤형 복원‧복제 지원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민간과 공공 67곳에 대해 처리를 지원(약 8200매) 했다. 한글학회는 지난 2020년 12월에 학회에서 소장하고 있는 주시경 선생의 ‘말의 소리’를 복원․복제 지원을 받았다.

우리 학회는 “우리 말글 역사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주시경 선생의 ‘국어문법 육필원고’를 더욱 안전하게 보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복제해 주신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복제된 기록물은 전시 등을 통해 많은 국민이 관람하고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