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컵, 다회용컵으로 전환 시 매년 2억5000만kg 탄소배출 줄어
일회용컵, 다회용컵으로 전환 시 매년 2억5000만kg 탄소배출 줄어
  • 이승현 기자
  • 승인 2023.11.16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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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재사용이 미래다’ 보고서 발표
(제공=그린피스)

그린피스는 일회용컵과 다회용컵 대여 시스템을 비교하는 ‘재사용이 미래다: 동아시아 지역 다회용컵 및 일회용컵 시스템의 환경 성과 전과정 평가(LCA) 비교’ 보고서를 지난 7일 발표하면서 일회용컵에서 다회용컵으로 전환할 시 매년 2억 5000만kg의 탄소배출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결과를 공개했다.

그린피스는 이번 연구에서 일회용컵에서 다회용컵 대여 서비스로 전환 시 생산부터 최종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영향을 비교했다. 다회용컵 대여 서비스란 재사용이 가능한 컵을 매장에 대여 및 수거해 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한국, 일본, 홍콩, 대만 네 지역의 다회용컵 대여 서비스 업체가 연구에 참여했으며, 한국에서는 ‘그린업’이 데이터 제공에 참여했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이와 같은 연구조사가 이뤄진 것은 최초이다. 그린피스는 이 보고서를 통해 일회용컵으로 대표되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줄이는 방안으로 재사용 시스템을 제시하고자 했다.

그린피스는 다회용컵 대여 시스템에서 컵당 사용 기간을 3년으로, 연간 20회를 낮은 사용 빈도, 연간 60회를 높은 사용 빈도로 설정해 재사용 빈도수별 영향 효과를 비교했다.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연결되는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과 인체 독성, 물에 미치는 영향 등 16가지 항목을 분석했다.

국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일회용컵을 다회용컵 대여 시스템으로 전환할 경우 모든 항목에서 환경 성과가 개선됐다. 컵당 연간 약 20회를 사용하는 낮은 사용빈도에서도 환경 성과가 개선됐으며, 재사용 빈도 수가 높아질수록 환경 성과는 더 높은 비율로 개선됐다.

일회용컵과 다회용컵 시스템의 환경 영향 물질 총 배출량 차이는 생산 단계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는 플라스틱의 생산단계에서의 절감 없이는 플라스틱 오염 해결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항목별로는 화석 연료 고갈 항목에서 57.3%까지 가장 높은 비율로 환경 성과가 개선됐다. 특히 한국은 일회용컵을 만들 때 신재 플라스틱만을 원료로 허용하고 있어 개선 비율이 타 지역 대비 더욱 높았다. 대기질과 관련이 깊은 입자상 물질 형성 항목에서도 모든 사용 빈도에서 50% 이상의 높은 비율로 환경 성과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사용되는 일회용컵을 다회용컵 대여 시스템으로 전환할 경우 국내에서만 연간 2억 5000만kg 이상의 탄소를 절약할 수 있다. 이는 9만 2000대 이상의 내연기관 자동차가 배출하는 탄소 배출량과 같다. 또한 연간 180만㎥(세제곱미터) 이상의 물과 100만 배럴 이상의 석유를 절약할 수 있다.

다만 이 보고서는 다회용컵을 사용하더라도 세척이나 운송 등의 과정에서 환경 영향물질이 배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회용컵 대여 시스템에서 부정적인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세제로 대체하고 운송에서는 내연기관 차 이용을 줄여야 한다. 다회용컵 대여 시스템이 더 확산될수록 운송에서 발생하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일 수 있다.

김나라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이번 보고서는 재사용 시스템 확대와 일회용 플라스틱의 단계적 퇴출이 기후위기 대응과 환경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입증한다”며 “재사용 시스템 확대를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우리 정부는 일회용품 절감 정책에서 유예와 계도를 반복하고 계획의 번복하는 등 일관성 없고 퇴보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정부는 재사용 시스템의 정책적 도입을 추진해야 하며, 범세계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서 플라스틱 생산 절감과 재사용의 목표가 설정될 수 있도록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