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확대 졸속추진, 어디로 가야하나… “무리한 추진보다 제대로된 준비를”
의대정원 확대 졸속추진, 어디로 가야하나… “무리한 추진보다 제대로된 준비를”
  • 이승현 기자
  • 승인 2023.12.0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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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과 보건의료특별위원회 공동주최로 의대정원 확대에 대한 총 4차 연속토론회
‘의대정원 확대로 인한 입시 지형 변화! 요동치는 수험생 사교육 문제 진단!’ 토론회(사진=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지난 4일 1차 토론회를 시작으로 총 4차에 걸쳐 의대정원 확대 연속토론회(부제: 의대정원 확대, 무리한 추진보다 제대로 된 준비를!)를 개최한다. 더불어민주당 보건의료특별위원회가 공동주최하고, 유튜브 신현영TV에서 생중계된다.

최근 윤석열 정부는 지역·필수 의료를 살리고 초고령 사회를 대비하기 위해 의대정원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의대정원 증원 규모에만 매몰된 논의로,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이번 연속토론회는 철저한 준비와 현장과의 소통없이 추진되고 있는 의대정원 확대가 가져올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를 진단하고,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마련됐다.

4일 첫 토론회는 ‘의대정원 확대로 인한 입시 지형 변화! 요동치는 수험생 사교육 문제 진단!’이라는 주제로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의대정원 확대에 따라 의대 진학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져 N수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의대정원 확대가 대한민국 입시지형과 수험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하고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논하는 자리가 됐다.

토론회에는 신현영 의원이 좌장을 맡고 △윤윤구 강사(EBS 입시 분석 전문가) △배영준 교사(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 보성교 교사) △문호진 연구원(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고경남 교수(한국의과대학·대학원협회, 울산의대 사정관) △이승희 교수(한국의학교육학회, 서울의대 교수) △박단 회장(대한전공의협의회)이 패널로 참여했다.

신 의원은 “이미 만연해져 있는 의대 선호현상으로 ‘초등 의대 입시반’ 등 대한민국 사교육 열풍이 거센 상황 속에서, 의대정원 확대가 의대 입학 문턱을 낮출 것이라는 기대로 입시학원가가 들썩이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며 “갑작스런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발표가 사교육을 더욱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는 의대정원 확대로 예상치 못한 부작용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 만큼, 이어지는 4번의 토론회에서 의대정원 확대가 지역·필수의료를 살리는 방향으로 잘 나아가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했다.

윤윤구 강사는 수년 간의 의대 모집 정원 추이, 의대 수시 경쟁률 추이, 의대 수시 전형별(논술·학종·교과) 경쟁률 추이, 논술 경쟁률, 고교별 의학계열 합격 실적, 2025학년도 전형별 비율, 의대 증원 시 수시·정시 인원 추정, 의대 증원 확대 영향, 중도포기자 통계, 의대 합격자 분석(고3/N수생, 수도권/지방) 등의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이승희 교수는 의대 입시와 교육적인 측면을 연결하면서 “제대로 뽑느냐가 제일 중요한데, 쉽게 뽑으면 안된다. 쉽게 뽑으면 쉽게 가고 쉽게 온다. 공정성 있게 선발해 어설프게 들어오지 않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역인재전형으로 입학한 이들이 정작 본인들이 전형의 의미를 모르는 경우도 많다. (지역의료상황에 대한 논의와는 별개로) 전형에 맞는 공부도 시켜줘야 하며, 본인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자기 미래를 고민하는 의사를 배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호진 연구원은 의대 증원안에 대한 현장 수험생 반응과 실제 의학 교육 현장에서 겪는 혼란에 대해 언급했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능력과 중고교·의과대학에서 학습하고 훈련하는 내용의 연계가 떨어지면서, 수많은 기회비용을 소모하면서도 학생들은 본인의 미래상을 설정하고 역량을 기르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그는 연속된 정책방향성 수립이 필요하며, 의과대학 선발 및 양성에 대해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고민, 지방자치단체와 공공의료기관 등의 적극적인 참여와 책임분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단 회장은 “응급실 뺑뺑이, 소아의 문제와 같이 필수의료에 대한 시급한 문제에 대해 실제 근무환경과 의료분쟁, 환자와의 트러블, 환경개선 등을 해결하면서 의대 정원 문제를 논의해 가야 한다”며 “국가 발전 차원에서도 이공계로도 인재들이 많이 유입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며, 의대 정원이 두 배가 된다고 했을때 이들이 정말 양질의 의학교육을 받을 수 있을까, 의학교육에 대해서도 보완이 이뤄지는 등 내실 있는 방향의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무리 발언에서 윤윤규 강사와 배영준 교사, 문호진 연구원은 사교육 의존·강화에 대한 대안에 대해 사교육을 없애느냐 마느냐의 방향 보다는 의대 학생들이 제대로 공부하게 해야 하고 교수들도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올바른 의사 양성에 대해 고경남 교수, 이승희 교수, 박단 회장은 의료환경이 의사로서 사명감, 사회적 책무 다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이 돼야 하며 단순히 수능을 잘 본 의대생이 아닌 도덕성을 가진 의대생·의사를 뽑을 것, 단순 의대 정원 문제보다는 당장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 치료를 못 받는 필수의료의 붕괴라는 가장 큰 본질적인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연속토론회는 △2차: 의대정원 확대로 인한 이공계 이탈 현상 : 바이오헬스 인재 양성 측면, 바람직한 현상인가?(14일 오전 10시) △3차: 의대-한의대 의료일원화 : 의대정원 확대와 동시에 추진되어야(21일 오전 10시) △4차 : 정원 확대 이전 의과대학의 준비 : 부실의대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들(28일 오전10시)을 주제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