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성명] 교육은 정치적 외압으로부터 자유로워야
[전교조 성명] 교육은 정치적 외압으로부터 자유로워야
  • 연합매일신문
  • 승인 2023.12.21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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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보수 단체의 고발은 사회적 소음, 당장 멈춰야
역사적 사실을 정쟁으로 몰아 가는 일은 낯부끄러운 행위이며
자유를 앞세운 망동에 불과
사회적 논쟁에 관한 무교육은 민주주의의 걸림돌

12월 16일,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서울의 봄’ 단체관람 방해는 교육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자 금도를 넘어선 행동]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였다. 해당 성명을 통해 ‘외부 세력이 자연스러운 학교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사태’가 교문 앞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으며 ‘자유대한호국단과 가로세로 연구소라는 극우단체와 유튜브 채널이 작당’하여 선생님을 비하하고 학교를 위협하였다는 점에 대해 언급하였다.

그러자 12월 19일, 자유대한호국단이라는 단체는 서울의 봄을 단체관람했던 학교의 교장을 직권남용죄로 고발하고, 성명을 발표한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일부 간부를 명예훼손죄로 고발하였다.

자유호국단이 각종 사회적 참여와 발언에 대해 고발을 남발하는 행위야말로 명예훼손이며 사회적 소음이다. 그들은 특정 학교 앞에서 단체 관람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기도 하고, 단체관람 학교 실명 공개를 통해 항의 전화를 유도하고, 더러운 ‘좌빨’ 교육을 언급하는 등 도를 넘는 행위를 저질렀다.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중요한 역사적 기점이었던 1979년 12.12 군사 반란에 관한 영화 ‘서울의 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뜨겁다. 12.12는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되는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실제 삶과 연결하여 학생들이 자기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은 학교의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그런 맥락에서 일부 학교는 교육활동의 하나로 학생들의 단체관람을 계획한 것이다.

역사적 사실을 정쟁으로 비화하려는 의도를 당장 멈춰야 한다. 그런 행위에 대해 언급하고 논리로 반박하는 것조차 시간 낭비일 뿐이다. 그들의 행위는 자유를 앞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망동에 불과하다. 쓸데없는 고발로 국가행정력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국민적 선택을 겸허히 수용할 것을 당부한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단순 정보나 자료 제공을 정치적 주입으로 호도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와 교육 당국은 말로만 ‘글로벌 스탠더드’를 외칠 것이 아니라, 독일의 정치교육처럼 학생들이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적 논쟁 사안을 학교가 안전하게 다룰 수 있는 환경조성과 교육활동 보호에 앞장서길 바란다.

 

2023년 12월 20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