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발언대] 용혜인 국회의원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다시 시작입니다"
[국회 발언대] 용혜인 국회의원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다시 시작입니다"
  • 연합매일신문
  • 승인 2024.01.11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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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어코 알아내야 합니다.
국가는 왜 국민을 지키지 못했는지,
국가가 끝내 국민을 지키려면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용혜인(사진=용혜인 의원실)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용혜인(사진=용혜인 의원실)

이태원 참사로부터 437일이 흐른 오늘에서야,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통과되었습니다.

오늘 통과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완벽하지 못합니다.

유가족을 ‘야당 편’으로 규정하며 유가족의 조사위원 추천 권한마저 없애야 한다는 여당의 후안무치도, 야당은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여당은 한술 더 떠서 조사위원장을 국민의힘 소속으로 해야 한다는 몽니까지 부리며, 특별법을 형해화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조차 않았습니다.

차라리 애초부터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합의할 의지 자체가 없었다고, 국민 앞에 솔직하게 반대의견을 밝히는 것이 책임 있는 정치의 자세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도 여당은 특별법의 심사조차 거부하며 유가족께서 지켜보고 있던 회의장을 도망치듯 빠져나갔습니다.

참사 유가족조차 처참하게 외면하는 정부여당의 곁에, 대체 어떤 ‘동료시민’이 존재할 수 있습니까.

지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과정처럼 난관을 거듭해선 안 된다는 교훈을 담아 공들여 만들었던 조항이, 정치적 합의를 이유로 하나하나 낡아지는 것이 솔직히 정말 우려스럽습니다.

유가족과 국민 앞에 한 명의 국회의원으로서 송구스럽고, 부끄러운 마음입니다.

그럼에도 이제 더 이상은 미룰 수 없습니다.

폭설이 쏟아지는 겨울날에도 특별법을 들고 국회까지 걸어온 유가족의 간절한 기다림에 답해야 할 때입니다.

정부여당의 무논리 반대에 더 이상 발목 잡힐 수 없습니다.

정부여당은 끝끝내 진상규명을 거부했지만,

우리는 기어코 알아내야 합니다.

국가는 왜 국민을 지키지 못했는지,

국가가 끝내 국민을 지키려면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생을 등지고, 앞으로 살아 나가야 할 사람들은

무엇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하는지.

우리는 알아야만 합니다.

‘알아야만 한다’ 그 간결하고도 절박한 마음으로

만들어냈던 것이 이태원 참사 특별법입니다.

오늘 천신만고의 노력 끝에 제정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진실을 알아내기 위한 시작점에 불과합니다.

정부여당의 몽니에 맞서, 참사 진상규명이라는

유가족과 국민의 간절한 요구가 실현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주어진 책무를 다해내겠습니다.

2024년 1월 9일

국회본회의에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용 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