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개선 등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특별위원회와 초당파 협의체를 구성해야”
"남북관계 개선 등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특별위원회와 초당파 협의체를 구성해야”
  • 김경수 기자
  • 승인 2024.04.04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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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시민평화포럼
'제22대 총선, 남북관계 및 외교정책 공약 평가 토론회' 개최
시민사회 공약평가단, “제22대 국회는 한반도 평화, 남북관계 개선 등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특별위원회와 초당파 협의체를 구성해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남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회장 곽수광),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 손명원), 시민평화포럼(시평포, 공동대표 박창일)은 국민합의와 공감이 바탕이 된 남북관계 및 외교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 나가는장을 마련했다. 4월 3일(수) 오후 2시 서울글로벌센터 9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남북관계 및 외교정책 공약 평가 토론회”에서는 주요 정당 정책담당자가 참석해 공약 발표를 하고 시민사회가 마련한 정책 제안을 공유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곽수광 북민협 회장, 김삼열 민화협 상임의장, 박창일 시평포 공동대표, 시민사회 공약평가단 단장을 맡은 이기범 북민협 부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주요 정당을 대표해 김종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정책실장, 김수현 녹색정의당 녹색정의연구소 평화·통일 연구위원, 김준형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후보가 참여했다.

6개 정당 남북관계 및 외교정책 공약 비교 (출처-북민협, 민화협, 시평포 토론회 자료집)
6개 정당 남북관계 및 외교정책 공약 비교 (출처-북민협, 민화협, 시평포 토론회 자료집)

주최측은 지난 3월 학계 전문가와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주축이 된 ‘시민사회 공약평가단(단장 이기범 남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부회장)’을 구성했다. 주요 정당들이 발표한선거공약집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남북관계 및 외교정책 공약을 바탕으로, △우발충돌방지 및 한반도 위기관리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정착 △남북관계 발전 △인도·교류협력 및 인권증진 총 4개 주제에 대한 평가와 정책 제안서를 마련했다. 동시에주요 정당(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녹색정의당, 새로운미래, 개혁신당, 조국혁신당)에 4주제를 골자로 한 시민사회 공통 질의서에 대한 답변과 토론회 참석을 요청했지만, 더
불어민주당·녹색정의당·조국혁신당만이 응했다.

 ‘우발 충돌 방지 방안 및 한반도 위기관리’ 측면에서 주요 정당들은 한반도 군사위기가 고조되는 현 상황에 우려하고 있었다. 다만, 한반도 긴장 고조 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판단이 달라 해결의 우선순위에서 차이를 보였다. 녹색정의당은 남북 군비경쟁을 원인이라 보며, 군축과 군비통제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주요 원인으로 두면서 대북 억제력 강화를 최우선으로 밝혔는데, 결과적으로 한반도 긴장을 더욱 높이는 전형적인 안보딜레마의 한계를 보였다.

이에 시민사회는 △군사훈련 및 행동에 대한 민주적 통제의 강화 △한반도 평화 구축과 우발적 충돌 방지에 관한 국회 결의안 채택 △접경지역 주민의 평화적 생존권을 위한 대책 마련과 법 개정을 제안했다. 남북 간 최소한의 대화채널을 복원해 우발적 충돌과 사소한 오해가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상황을 막고, 국회가 군사적 동향과 군사훈련 등 관련 정보를 파악하여 군사적 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한 조기경보 체계를 확보해야 하며, 접경지역 주민의 평화적 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정착 방안’을 두고 주요 정당들이 비핵화 답보 상태에 대해 우려하며 비핵화의 단계적 추진이라는 원칙에 대한 공감대가 있다고 평가된다. 한미동맹의 중요성 자체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으나 협력 대상과 범위를 한·미·일로 확대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정당 간의 이견이 표출되었다. 주변국과의 외교관계가 다소 비대칭적이라는 진단에 대해 유사성을 보이나 현 추세에 대해 만족하는지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지에 따라 다른 제안이 도출되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를 제안함으로써 역내 진영의 양극화 추세에 힘을 실었고, 더불어민주당은 “한중, 한러 관계 복원”으로 균형 외교를 회복하려는 노력이 보이나 동시에 강조한 한미동맹 발전과 어떻게 양립시킬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대안은 없었다.

 시민사회는 △주변국과의 평화 협력을 위한 균형 외교 촉구와 의원 외교 활성화 △제12차 방위비분담금 협정에 대한 엄격한 심사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국회 특별위원회와 초당파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군사동맹과 특정 국가에 편중된 외교는 군비 경쟁과 안보 딜레마, 연루와 방기의 딜레마를 불러오고 있다며, 정부가 블록화와 진영대결 구도를 촉발하는 한·미·일 편중 외교가 아니라, 평화와 협력을 지향하는 균형 외교 전략을 구상하고 추진하도록 국회가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제22대 국회가 한반도 평화, 남북관계 개선, 주변국과의 협력을 위해‘한반도 평화 협력 국회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시민사회단체와 전문가들이 논의에 참여하고 협력할 수 있는 ‘초정파 의원 협의체’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남북관계 발전 방안’에서는 정당들은 국민의 공감과 지지를 바탕으로 한 통일논의와 정책추진에 대해 공감하며, 남북 간 또는 국제사회 틀 내에서 대화를 통한 남북관계 해결을 지향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통일방안과 최종적 통일의 모습을 달리 정의하면서 세부 과정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국민의힘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헌법 제3조’를 강조한 통일원칙을 제시함으로써 대한민국이 주도하는 통일에 기초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녹색정의당은 ‘남북기본합의서 체결’을 공약으로, 기존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에서 형식적으로는 2단계(화해협력→남북연합), 내용적으로는 남북연합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통일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조국혁신당은 ‘남북 간 외교관계수립’을 밝히면서 남북관계를 특수관계가 아닌 ‘국가 대 국가’ 인 통상적 외교관계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했다.

시민사회는 남북관계 발전의 궁극적인 목표가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이기에, 국민들이 실질적인 효능감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남북관계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대의 기관인 국회가 국민과 함께 한반도 평화 미래상을 그리고 대북‧통일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가야 하며,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미래상에 대한 사회적 대화 확대와 제도화 △화해와 평화에 기반한 평화‧통일교육으로의 전환 추동 등을 제안했다.

 ‘인도‧교류협력 및 인권 증진 방안’에서는 주요 정당들이 대체로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주의 협력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녹색정의당·조국혁신당의 공약은 남북 간 직접 대화와 교류를 전제하면서도 어떻게 대화의 물꼬를 열지에 대한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고, 국민의힘은 남북 직접 교류 관련 정책이 사실상 전무한 반면 북한이탈주민, 이산·납북자 가족, 북한 주민 세 주체를 대상으로 한 인권 증진에 큰 비중을 뒀다.

북한 주민 인권 개선을 두고 국민의힘은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유엔 등을 통한 국제사회와의 연대라는 대북 ‘압박’의 방식에 초점을 뒀다면, 더불어민주당은 인도지원·개발협력 등 ‘교류’에 방점을 뒀다. 녹색정의당은 남북 주민 모두를 ‘남북경제사회협력강화체결’, ‘서해평화위원회’ 등 미래지향적 정책에서 주요한 직접 참여자(대표자)로 넓히는 내용이 돋보였다.


시민사회는 인도‧교류협력이 과거의 순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북한 인권에 있어 갈등만을 부추기는 방식을 넘어 실질적인 인권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남북 인도‧교류협력 원칙의 수호와 협력사업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 △독립적인 인도‧교류협력 기구 설립 추진 및 안정적‧지속가능한 남북협력 기반 마련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접촉 추진 △국제협력을 기반으로 한 실질적인 북한 인권 증진 유도 등을 제안했다.

북민협‧민화협‧시평포는 이번 토론회가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하는 국민들에게 주요 정당의 남북교류 및 외교정책 공약을 살펴보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제22대 국회는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낮추고 우리 삶에 효능감을 느낄 수 있는 대북·통일정책을 시민사회와 함께 만들어 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