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논평] "윤석열 정권은 민중의 심판을 겸허히 수용하라"
민주노총 [논평] "윤석열 정권은 민중의 심판을 겸허히 수용하라"
  • 연합매일신문
  • 승인 2024.04.1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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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이 윤석열 정권을 심판했다. 집권당이 대선 이후 불과 2년 만에 이토록 민심을 잃었다는 것은 이 정권이 얼마나 민중들의 삶을 파괴해 왔는지, 정권에 대한 온 민중의 분노가 얼마나 큰지 나타내는 것이다.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이 지난 2년 동안 한 것이라곤 노조법 2·3조 개정을 거부하고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을 유예하겠다며 노동자의 삶을 파괴한 것,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주고 복지 예산을 축소하여 민중의 일상을 도탄에 빠뜨린 것, 자기가 듣기 싫은 말을 하는 모든 이들의 입을 틀어막고 끌어내며 민주주의를 파괴한 것, 제 가족과 측근의 범죄는 눈감아주며 법질서를 형해화한 것뿐이다. 2년 만에 이 모든 ‘악행’을 다 해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다.

결국 이번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이 받은 심판의 성적표는 그들이 자초한 것이다.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을 통해 내려진 민중의 준엄한 심판을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동안 저질러 온 정치적-사회적 퇴행에 대해 사죄하는 것이 우선이다. 노동자들을 탄압하는데 앞장서 온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 내각이 총사퇴하고 국정 기조를 전면 수정해야 한다. 노조법 2·3조 개정,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 부자 감세 철회와 복지 예산 확충 등 정권과 국민의힘을 제외한 모두가 주장해 온 민생 법안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 온 국민의 입을 틀어막고 눈을 가리며 민주주의를 퇴행시켜 온 일에 대해 사죄하며 언론장악 시도를 멈춰야 한다.

국민의힘의 참패로 총선이 끝났지만,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에 대한 심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100석이 넘는 의석이 국민의힘에게 있고, 대통령은 윤석열이다. 민주노총은 작년 노동절에 분신한 양회동 열사의 유지, 윤석열 정권 퇴진의 결심을 잊지 않고 있다. 윤석열을 퇴진시킬 때까지, 반노동 수구 정당인 국민의힘이 국회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투쟁의 고삐를 놓지 않을 것이다. 민주노총의 윤석열 퇴진 투쟁,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한 투쟁은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다.

덧붙여 지난 21대 국회에 이어 원내 1당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에게 경고한다. 이번 총선 결과의 의미는 민중들이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윤석열 정권을 심판한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거대 야당으로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일지 늘 고민해야 한다. 윤석열 정권이 만들어온 퇴행을 바로잡는 데 앞장설 것을 촉구한다. 막대한 의석의 야당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노동자-서민의 삶을 파괴하는 윤석열 정권의 준동에 부화뇌동하고 갈팡질팡하며 정치적 잇속에만 골몰하던 지난 국회에서의 모습을 이번에도 다시 보여선 안 된다. 이번 총선에서 민중들이 보여준 준엄한 심판의 칼날은 더불어민주당에게도 언제든 향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란다.

2024년 4월 1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