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先민간투자 後공공성과보상' 복지사업모델 도입
서울시, '先민간투자 後공공성과보상' 복지사업모델 도입
  • 전병협 기자
  • 승인 2015.06.0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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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복지시설의 경계선지능 및 경증지적장애 아동 100명에 1호 SIB사업

3년간 자립능력 키우기 위한 정서치유 및 사회성‧지적능력 개선 향상 교육

성공적 평가 도출되면 투자 기업, 단체에 사업비 보상, 인센티브 제공

   




 

서울시가 사회문제에 대한 예방복지를 강화하고 민간참여를 통해 공공재정을 최소화하면서 복지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의 하나로 SIB(Social Impact Bond, 사회성과연계채권)를 아동복지사업에 첫 도입한다.

 

SIB는 민간이 선 투자해 공공사업을 수행하고 사업 종료 후 성공 여부를 판단해 시가 예산을 집행, 투자자에게 성과 보상 방식으로 상환하는 새로운 공공예산 집행 모델이다.

 

전 세계적인 공공복지‧사업 증가 추세 속에 영국에서 시작된 이후 전 세계에 빠른 속도로 확산 중인 가운데 서울시가 우리나라 최초이자 아시아 최초로 도입하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공공복지․사업의 수요가 급증하지만 공공재정은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국가, 도시가 예산을 절감하면서도 더 많은 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도입 중이다.

 

시는 사업이 성공적 성과를 거둘 때만 예산을 투입하기 때문에 행정비용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어 좋고, 투자자로 나서는 기업 등은 사회문제 해결에 참여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면서도 사업 성공 시 원금은 물론 인센티브까지 돌려받을 수 있어 좋다.

 

종전의 일반적 사업수행 방식에선 공공이 성과와 상관없이 사업 수행을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했고, 이런 부담 때문에 사회문제를 방치하면 향후 더 많은 예산과 행정비용이 드는 악순환이 발생해 왔다.

 

서울시의 1호 SIB 사업은 서울시내 총 62개 아동복지시설(그룹홈)에서 생활하는 경계선지능 및 경증지적장애 아동 100여명 대한 교육 사업이다.

 

아동복지시설(그룹홈)이란 사회적인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에게 가정적인 양육과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아동의 원 가족 복귀 및 자립을 돕기 위한 민간시설로서 보호자 2명과 아동 5~7명이 한 가정을 구성한다.

그동안 시는 시설당 운영비, 인건비, 생계비 등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지원해왔다.

 

현재 많은 경계성지능아동들이 정서불안과 따돌림, 학습부진과 사회부적응의 문제를 겪고 있으나 장애로 인정받지 못해 이들만을 위한 특수한 교육이나 프로그램이 없이 정책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실정이다.

 

경계선지능아동은 IQ 71~84의 경우로 장애는 아니지만 ‘느린학습자’로 불린다. 경계선지능 아동의 경우 18세 성인이 되어 아동복지시설을 퇴소할 때 기초생활 수급자가 되는 비율이 일반아동의 15배가 넘으며, 적절한 조치 없이 방치하면 정신지체로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 삶의 질 저하와 더불어 일생에 걸쳐 커다란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아동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경계선지능 아동의 경우 원 가정 보호로부터도 소외되어 있어 이러한 문제들이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SIB 사업을 통해 3년간 이들에게 정서를 치유하고 사회성 및 지적능력을 개선시키는 적절한 개입 프로그램을 제공, 건강한 사회인으로서의 자립능력을 키우는데 나서게 된다.

 

서울시가 사업에 대한 종합 코디네이터 역할을 수행할 총괄운영기관을 선정하면 이 기관이 민간투자자와 사업수행기관을 모집, 선정, 관리하는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된다.



사업이 종료되면 제3의 평가기관이 사업성과에 대한 전문적‧객관적 평가를 내리고,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면 서울시가 사업비 및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정효성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이번에 서울시가 추진하는 SIB사업은 민간 투자로 이뤄진 성과를 공공이 구매하는 방식으로, 민간과 공공협업의 효율적인 사회문제 해결 모델로도 주목 된다”며 “1호 사업을 시작으로 청소년, 어르신, 새터민 등 다양한 분야에 도입해 복지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