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붓다의 삶과 가르침 담은 전기소설 ‘붓다처럼’
인간 붓다의 삶과 가르침 담은 전기소설 ‘붓다처럼’
  • 임지영 기자
  • 승인 2016.05.1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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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에게 던지는 진정한 자유와 행복의 메시지

지난달 29일,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 내 불자들에게 봉축 메시지를 보내 화제가 되었다. 그는 편지를 통해 ‘이날 불자들은 전 세계 사찰에서 기도를 올리고 지혜와 용기, 자비를 되새긴다”며 이들이 문화와 종교의 다양성 및 보편적 인류애에 기여한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부처님의 탄신일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불교적 가치에 다시금 주목하는 이때, 인간 붓다의 삶과 가르침을 담은 틱낫한 스님의 전기소설 《붓다처럼》이 출간됐다.

1991년 미국에서 처음 선보인 이 책은 불교의 발상지인 인도와 네팔은 물론, 동아시아와 유럽 주요 국가들에서도 번역 출간되어 25년 넘게 사랑받아온 불교문학의 결정판이자 모던 클래식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 2500년 전 붓다의 삶이 오늘 우리에게 던지는 진정한 자유와 행복의 메시지

최근 몇 년간 출판 시장에서는 스님들의 책이 크게 각광받았다. 이는 내면의 평화와 자비를 추구하는 불교의 가치가 각박한 삶에 지친 현대인들의 삶에도 여전히 유효한 가르침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 주변에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이들이 들려주는 세련된 조언이나 처세술이 넘쳐나지만, 때로는 이러한 말보다 오래된 가치나 한 사람의 삶에서 묻어나는 소박한 가르침이 더 큰 울림을 주기도 한다.

소설 《붓다처럼》은 스바스티라는 목동 소년과 붓다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천민 출신인 스바스티는 마을 인근 숲에서 훗날 ‘붓다’로 불리게 되는 젊은 수행자 싯다르타를 만나 인연을 맺고, 신분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가르침을 베푸는 모습에 이끌려 붓다의 곁에서 ‘깨달음의 길’을 함께 걷는다. 스바스티의 눈을 통해 우리와 다를 바 없이 현실에 고통을 느끼고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갈구했던 ‘인간 붓다’의 삶의 궤적을 따라간다.

불교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소설 형식으로 쓰였지만, 인물이나 상황에 대한 묘사, 붓다의 말씀 등은 어느 하나 허투루 쓰지 않았다. 이 책은 붓다의 언행이 비교적 상세히 남아 있는 초기 경전들을 참고해 사실에 가깝게 집필한 것으로, 독자로 하여금 마치 붓다의 삶을 곁에서 지켜보는 듯 느끼게 한다. 소박하고 꾸밈없는 그의 삶과 가르침은 종교를 뛰어넘은 깊은 감동을 선사하며 우리 안의 집착과 불안, 분노를 내려놓게 만든다. 《붓다처럼》은 불교를 좀 더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불자들은 물론, 붓다의 삶에 관심을 갖고 그 속에서 인생의 지혜를 얻고자 하는 일반 독자들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라훌라야, 대지로부터 배워라. 사람들이 그 위에 순결하고 향기로운 꽃, 향수, 신선한 우유를 뿌리든 아니면 더러운 냄새가 나는 똥, 오줌, 피, 콧물, 침을 버리든 땅은 집착이나 배척 없이 그 모든 것을 똑같이 받아들인다. 유쾌하거나 불쾌한 생각이 일어날 때 그것들이 네 마음에 달라붙거나 너를 노예로 만들지 않도록 해라.

그리고 물로부터 배워라. 사람들이 그 속에서 더러운 것을 씻어내도 물은 슬퍼하거나 싫어하지 않는다. 또한 불로부터 배워라. 불은 차별함이 없이 모든 것을 태운다. 순결하지 못한 물질들을 태울지라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공기로부터도 배워라. 공기는 향기로운 것이든 더러운 것이든 모든 냄새를 실어 나른다.” (45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