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속의 향연’
‘시간 속의 향연’
  • 이지은 기자
  • 승인 2016.09.0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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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지나가버린 시간에 대하여 숱한 경험을 공유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가. 우리는 이를 ‘추억’이라 부르며, 가족끼리 모인 식탁 앞에서 혹은 친구들과 함께하는 술자리 앞에서 그때 그 시절을 줄곧 꺼내어 보곤 한다.

‘시간 속의 향연’은 식탁 혹은 술자리가 아닌 흰 종이 앞에서 건져 올린 기억 속의 한 시절을 절제된 언어로 표현한 향수들을 모아 엮은 시집이다.

동시대를 함께해 온 세대들과 ‘급격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지켜온 이야기’를 나누고자 집필된 이 시집은 크게 두 가지의 획으로 나뉜다.

첫 번째 ‘시간 뒤에 남아있는 이야기’ 편을 통해서 ‘향수란 것이 지나간 시간의 의미 없는 되새김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게 하는 현실 너머에 있는 꿈과 동경이며 아름다운 서정의 세계’임을 총 36편의 시로 드러내고 있다. 두 번째 ‘가벼이 살아가기’ 편에서는 ‘과거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금 이 순간 펼쳐지고 있는 시대의 모습’을 총 31편의 시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다.

옛 시절과 현재 둘 중 어느 한 군데에 무게를 두지 않고 동시에 노래함으로써 ‘지난 시간이나 지금 스쳐가는 순간 모두가 소중한 삶의 과정’이었음을 시집 ‘시간 속의 향연’은 끊임없이 드러내준다.

‘시간 속의 향연’은 특히 옛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어휘를 절제 있게 사용하여 오히려 읽는 이로 하여금 더더욱 그리움을 촉진시킨다.

‘우리 삶의 뿌리는 결국 시간이었다’고 말하는 저자 유철남은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의 조각들은 퇴색되지 않고 되레 가슴 아리게 다가온다며 이 시집을 통해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서정들을 있는 그대로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