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 "트럼프의 사법 방해, 탄핵 사유 해당"
미 언론 "트럼프의 사법 방해, 탄핵 사유 해당"
  • 이명호 기자
  • 승인 2017.06.08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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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코미 전 국장에게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서면 증언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중단하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코미 전 국장은 7일(현지시각) 러시아 스캔들에 관한 의회 청문회 출석을 하루 앞두고 상원 정보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증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 중단을 압박했고, 충성심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코미 전 국장에 따르면 지난 1월 27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만찬에 코미 전 국장을 불러 러시아 내통 의혹을 받고 있던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 "플린은 좋은 사람(good guy)이고, 많은 일을 해왔다"라며 "그는 잘못한 일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 일에서 손을 떼고 플린을 놔주기 바란다(letting Flynn go)"라고 요구했다. 코미 전 국장은 "플린이 좋은 사람이라고 맞장구쳤으나 수사 중단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또한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나는 당신의 충성심(loyalty)이 필요하다. 충성심을 기대하고 있다"라며 자신에게 사실상 '충성 서약'을 요구했다는 의혹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코미 전 국장은 "대통령에게 나의 정직함(honesty)을 얻을 수 있다고 답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잠시 침묵하다가 그것이 바로 내가 바라는 것이다, 당신의 정직한 충성심을 원한다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코미 전 국장은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당신은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확인해줬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언론에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미 언론 "트럼프의 사법 방해, 탄핵 사유 해당"
현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에게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CNN은 '코미의 폭탄선언'(Comey's Bombshell)이라며 대중들이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코미 전 국장의 주장을 신뢰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이 트럼프 대통령을 임기 동안 끊임 없이 괴롭힐 것"이라며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내통 의혹의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코미 전 국장이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것은 의문스럽다"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코미 전 국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은 사법 방해로 탄핵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며 코미 전 국장이 의회 청문회에서 이를 육성으로 증언한다면 본격적인 탄핵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코미 전 국장의 증언과 달리 그동안 러시아 내통 의혹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라고 압박한 적이 전혀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날 경우에도 심각한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