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합니다" 文대통령, 자영업계와 허심탄회 대화
"미안합니다" 文대통령, 자영업계와 허심탄회 대화
  • 송병준 기자
  • 승인 2019.02.14 19: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저임금·카드수수료 등 건의 쏟아져
장관들 답변하고 文대통령 적극 나서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영업, 소상공인과의 대화'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영업, 소상공인과의 대화'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가진 자영업자·소상공인과의 오찬 자리에서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첫마디로 꺼낸 것으로 전해졌다. 최저임금 인상 정책 등으로 생업이 어려워졌다는 자영업계의 '뿔난 민심'을 달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자영업·소상공인과 대화'라는 제목으로 총 190여명의 자영업자·소상공인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오후 12시5분부터 45분간은 오찬간담회로 진행됐다. 사회자는 자영업에 뛰어들어 업계 이해도가 높은 개그맨 서경석씨가 봤다.

간담회에서는 △임대료와 인건비 등 비용문제 △자영업자의 재기와 상생 △자영업 혁신 △규제개혁 등이 주제로 다뤄졌고 주로 최저임금 인상과 카드수수료 문제 등에 있어 자영업계의 건의가 쏟아졌다.

관계부처 장관들은 이러한 건의들에 직접 답변했고 문 대통령도 답변에 함께 응하며 자영업계의 언급에 귀 기울였다. 인태연 청와대 자영업비서관은 기자들과 만나 "자영업자 여러분들이 고마워하셨고 아주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주제는 역시 최저임금 부분이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이에 따라 상승한 올해 최저임금은 지난해 대비 10.9% 인상된 8350원이다. 자영업계는 '부쩍 뛴 최저임금을 감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 인사말에서부터 최저임금 이야길 꺼냈다. 문 대통령은 "자영업과 소상공인들의 형편은 여전히 어렵다"며 "최저임금의 인상도 설상가상으로 어려움을 가중시킨 측면이 있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의견도 충분히 대변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광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회 회장(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이에 "일자리안정자금을 신청하고 싶어도 4대보험 부담 때문에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2대보험만을 해서라도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특별법이라도 만들어 지원해달라"고 했다. 일자리안정자금은 최저임금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계에 대한 정부 지원책이다.

방기홍 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장은 '내년 최저임금 동결'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에 "최저임금 결정체계를 개편하면서 소상공인 입장이 최저임금위원회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직접 참여하게 했다"고 답했다. 노동부는 4대보험을 쪼개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답변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인 비서관은 이와 관련해 "융통성을 남겨놓고 갈수도 있지 않느냐는 생각도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오찬 자리에서 거듭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라면서도 "최저임금 인상은 인상속도라든지 인상금액 부분에 대해 여러 생각이 있을 수 있지만 길게 보면 결국은 인상하는 방향으로 가야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카드수수료 인하,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4대보험료 지원, 상가임대차보호, 가맹점 관계 개선 등의 조치들이 함께 취해지면 최저임금이 다소 인상돼도 자영업자들이 감당할 수 있을텐데 최저임금이 먼저 인상되고 이런 보완조치들은 국회 입법사항이라 같은 속도로 맞춰지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문 대통령은 카드수수료에 관해 적극 답변하기도 했다. 김성민 푸르네마트 대표(한국마트협회 회장)가 "카드수수료 협상권을 저희 자영업자들에게 부여할 수 있도록 법제화 해주시면 저희가 앞으로 자영업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요청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가맹점 협상권 부여 문제는 단체 소속 가맹점과 그렇지 않은 가맹점 사이 공정성 문제가 있다. 영세 가맹점의 협상은 정부가 돕도록 하고 있다"는 답을 한 뒤다.

문 대통령은 최 위원장에게 "노동조합단체 협약의 경우,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도 단체협약의 효력을 미치게 하는 구속력 제도 같은 것이 있다"며 "그렇게 확장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판단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아울러 '세금을 카드로 납부했을 때 수수료가 발생한다'는 정재안 소상공인·자영업연합회 대표의 지적에 최 위원장이 "기존 우대수수료 제도를 잘 운영하겠다"고 하자 "각종 벌과금, 과태료 또 여러 공과금들도 카드 납부가 허용되고 있을 것이다. 만약 안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국민 편의를 위해 가능하도록 바꿀 필요가 있고 그 경우 카드수수료를 2% 부담해야 한다는 건 국민 부담을 높이는 것이니 (해소) 방안도 찾아보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외에도 제로페이 홍보 부족, 라벨갈이의 심각성 등에 관한 문제제기가 나왔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제로페이와 관련 "가맹점 수가 일정 수준이 되면 3월부터 적극 홍보하겠다"고 했고 라벨갈이에 대해선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므로 직접 챙기겠다"고 했다.

청와대 자영업비서관실과 정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제안된 의견을 지난해 12월 발표한 '자영업 종합대책'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오는 19일 후속점검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 비서관은 "대통령께서는 내게 '자영업자들이 과잉이기 때문에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건 엄밀하게 맞는 말이 아니다. 자영업자가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원인이 있었던 것이고 그에 맞게 성장 발전 정책을 만드는 것이 온당하다'는 말씀을 한 적이 있다"며 이에 따라 '자영업 생태계의 균형'을 잡아나가는 데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이날 오찬에는 오곡밥 등이 제공됐다. 청와대는 "오곡밥에 자영업·소상공인도 우리 경제 주체로서 한데 어우러지는 '화합과 조화', 이를 통한 '소생과 활력'의 소망을 담았다"고 밝혔다. 또 자영업 참석자가 만든 홍삼청 주스가 건배음료로, 그릭요거트가 디저트로 제공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