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입국자가 문제......검사에서 걸러지지 않은 '미국발 유입자'가 뇌관
미국 입국자가 문제......검사에서 걸러지지 않은 '미국발 유입자'가 뇌관
  • 김경수 기자
  • 승인 2020.03.2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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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인천공항 검역을 지원 중인 육군 수도군단 특공연대 장병들이 중국발 항공기 입국 승객들의 문진표를 확인하는 모습. (육군 제공)
22일 인천공항 검역을 지원 중인 육군 수도군단 특공연대 장병들이 중국발 항공기 입국 승객들의 문진표를 확인하는 모습. (육군 제공)

 

최근 전세계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 대유행) 현상이 짙어지는 가운데 해외 입국자들 중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급증해 국내에 전파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금까진 유럽 지역 입국자 중 확진자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미국 지역을 주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3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날(22일) 발생한 신규 확진자 98명 중 해외 유입 관련 사례는 15건으로 15.3%를 차지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확진자는 총 8961명으로, 이 중 해외유입은 144명(1.6%)이다.

사태 초기에는 전체 확진자 중 해외유입 비중이 낮았지만, 최근 들어 급격히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 1월 넷째주부터 3월 첫째주까지 7주 동안 발생한 해외 감염 확진자는 총 31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3월 둘째주(8~14일)에 18명이 증가했고, 3월 셋째주(15~21일)에는 82명이 발생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전까지 발생한 모든 해외유입 확진자(49명)보다 2배 가까운 숫자가 한 주 동안에만 늘었다는 얘기다. 3월 넷째주도 이틀(22~23일) 동안 13명이 늘었다.

이런 해외유입 증가 추세는 유럽 지역의 코로나19 전파가 확산된 이후부터다. 유럽에서 유입된 확진자는 2월 넷째주 처음으로 3명을 기록한 이후 3월 둘째주 14명, 셋째주 58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날 기준 유럽 유입 확진자(84명)는 전체 해외유입의 58.3%로 제일 많다. 해외유입의 위협이 지속되면 국내 코로나19 종식도 그만큼 늦춰진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돼 해외 환자 유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를 차단하는 데 더욱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는 전날 0시부터 모든 유럽발 입국자에 대해 진단검사를 하는 중이다.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해도 14일 동안 자가격리 또는 시설격리 조치를 한다. 단기체류 외국인은 능동감시한다.

하지만 조사 대상을 현재의 유럽 입국자에서 전체 입국자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미국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미국 내 확진자는 전날 오전 3시 기준 2만6747명으로, 하루만에 스페인·독일·이란을 제치고 중국·이탈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많다.

국내에 유입된 미국 지역 확진자도 3월 둘째주까지는 하나도 없었지만 셋째주 15명이 발생했고, 넷째주도 이틀(22~23일) 동안 7명이 발생하는 등 급증 추세다. 하루빨리 차단하지 않으면 검사에서 걸러지지 않은 미국발 유입자가 뇌관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방역당국은 미국 입국자에 대한 진단검사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박 장관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 대해서도 코로나19의 확산 동향과 국내 입국자 중 확진환자 발생 등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해 필요시 검역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