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1일, 일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 동지
12월 21일, 일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 동지
  • 공지현 기자
  • 승인 2020.12.2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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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에 팥죽을 쑤어 먹는 이유
팥죽
팥죽

동지는 24절기 중 22번째 절기로 매년 양력 12월 21~22일경이다. 하지로부터 차츰 낮이 짧아지고 밤이 길어지기 시작하여 동짓날에 이르러 극에 도달하고, 다음날부터는 차츰 밤이 짧아지고 낮이 길어지기 시작한다. 날씨가 춥고 밤이 길기 때문에 호랑이가 교미한다고 하여 동지를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고도 부르기도 했다.

고대인들은 이날을 태양이 죽음으로부터 부활하는 날로 생각하고 축제를 벌여 태양신에 대한 제사를 올렸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동짓날을 ‘아세(亞歲)’라 했고, 민간에서는 흔히 ‘작은 설’이라 하였다고 한다. 태양의 부활을 뜻하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 설 다음 가는 작은 설의 대접을 받은 것이다. 옛날에는 큰 명절로서 지냈으나, 최근에는 제사는 안 모시고 붉은 팥죽을 쑤어 나누어 먹는 풍속만이 있다.

그 유풍은 오늘날에도 여전해서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 또는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말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동짓날에 팥죽을 먹는 이유는 무엇일까?

동짓날 팥죽을 먹는 풍속은 중국의 풍습에서 전래된 것으로 여겨진다. 중국의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의하면, 공공씨(共工氏)의 망나니 아들이 동짓날에 죽어서 역신(疫神)이 되었다고 한다. 그 아들이 생전에 팥을 싫어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역신을 쫓기 위하여 동짓날 팥죽을 쑤어 악귀를 쫓았다는 것이다.

전래시기는 알 수 없으나,  『목은집』, 『익재집』 등에 동짓날 팥죽을 먹는 내용의 시가 있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고려시대에는 이미 절식으로 정착되었음을 알 수 있다.

과거 사람들은 팥의 붉은 색이 양색(陽色)이므로 음귀(陰鬼)를 쫓는 데에 효과가 있다고 믿었다. 전염병이 유행할 때에 우물에 팥을 넣으면 물이 맑아지고 질병이 없어진다고 했으며, 사람이 죽으면 상가에서 악귀를 쫓기 위해 팥죽을 쑤어 상가에 보내기도 했다.

동짓날에 팥죽을 쑤어 먹는 것 외에 사람이 드나드는 대문이나 문 근처의 벽에 뿌리기도 하는데 이 역시 악귀를 쫓는 축귀 주술행위의 일종이다.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나 재앙이 있을 때에도 팥죽·팥떡·팥밥을 하는 것은 모두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동지는 양력 12월 21일 또는 22일로 그 날짜가 고정되어 있지만 음력 날짜는 유동적이다. 동지는 보통 음력 동짓달에 드는데 음력으로 동지가 동짓달 초순(1~10일)에 들면 애동지[兒冬至]라 하고, 동짓달 중순(11~20일)에 들면 중동지(中冬至)라 하며, 동짓달 하순(21~30일)에 들면 노동지(老冬至)라고 한다.

올해 동지는 음력 11월 7일이어서 애동지에 든다. 전국적으로 애동지 때 아기가 있는 집에서는 아이에게 좋지 않다고 해서 팥죽대신 팥시루떡을 해먹는 풍속이 일반적이다. 

팥이 들어가는 음식은 신앙적인 의미의 사실 여부를 떠나 팥이 지닌 여러 가지 효능으로 건강식품임에는 틀림없다. 팥은 피부가 붉게 붓고 열이 나고 쑤시고 아픈 단독에 특효가 있으며, 젖을 잘 나오게 하고 설사, 해열, 유종, 각기, 종기, 임질, 산전산후통, 수종, 진통에도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