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간지·길조·봉황문 등의 역사 속 상징 다룬 『한국의 동물상징』 발간
십이간지·길조·봉황문 등의 역사 속 상징 다룬 『한국의 동물상징』 발간
  • 이승현 기자
  • 승인 2021.01.2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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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동물상징’(이강한‧우정연‧이상해‧이창일‧김성혜 지음. 3만 5000원. 688쪽)
‘한국의 동물상징’(이강한‧우정연‧이상해‧이창일‧김성혜 지음. 3만 5000원. 688쪽)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안병우)은 우리 역사와 문화 속에 자주 등장하는 동물과 그 상징을 연구한 『한국의 동물상징』(이강한 외 지음)을 발간했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 신화와 전설에는 동물이 굉장히 자주 등장한다. 그리고 이것들은 십이간지, 건축 조형, 도자기, 의복, 가구의 문양 등에 고스란히 전해져 지금까지도 우리의 문화와 정신 속에 흐르고 있다. 해당 도서는 고대부터 현대에 걸쳐 나타난 이러한 동물과 그 상징성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번 책에선 한국의 긴 역사와 문화 속에서 동물이 어떻게 표현되고 묘사돼왔는지를 살폈다. 역사, 철학, 고고학, 건축 등 각 분야의 학자들이 고대, 고려·조선, 근·현대의 동물 문양과 동물 조형 사례를 수집·분석함으로써 다채로운 동물에 대한 인식과 그 상징하는 바를 조명했다. 또한 한국인들이 동물에 대해 공통적으로 갖는 인식과 사고방식, 정서 등을 추적했다.

인간과 오랫동안 공생해온 동물은 인간에게 있어 동물은 친구이자 동반자였고, 식량자원이나 노동력이기도 했으며, 때론 경이로움과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한국의 동물상징을 살펴보는 것은 실은 긴 역사 속에 한국의 문명의 내막을 발견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 이강한 교수는 “한국 역사와 문화 속의 여러 동물에 대한 다양한 묘사, 그 이면에 숨은 동물에 대한 인식, 동물들이 상징하는 바를 있는 그대로 제시했다”며 “이러한 동물의 상징과 다변성을 즐기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 고대사회의 동물상징

‘토우’라는 물질자료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라는 문헌자료에 나타나는 동물을 비교해 한국 고대 특히 신라사회에서 동물이 지닌 의미를 고찰했다. 이를 통해 신라인이 장제용, 의례용으로 제작한 토우와 신라인들의 삶에 등장하는 동물의 의미를 토우의 제작 배경과 사서 편찬 배경을 고려해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기존 신라토우의 조형적 특성이나 사서에 등장하는 동물 상징 연구에서 더 나아가 그 둘을 체계적으로 비교·분석했다.

○ 청자와 백자의 동물묘사

고려청자와 조선백자에 관한 연구에 있어 문헌사적 접근은 아직 많이 부족한 현실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한국 자기의 동물문양 및 그 표현 방식을 중국자기 등과 대조, 중세문헌의 동물 기록과 대조해 사상적·철학적·정서적 의미를 가늠했다. 고려청자와 『고려사』 「오행지」, 송·원대 청백자 및 고려 불복장(佛腹藏) 유물을 비교헸고, 조선백자와 조선왕조실록, 원·명·청대 청화백자(靑畫白磁) 및 조선의 양반가문 직물을 비교 서술했다. 공적(公的) 기록의 인식과 민간 예술가들의 시각, 한국과 중국 자기 제작자들의 선택 등의 영역에서 다각도로 검토함으로써, 도자기를 통해 중세사회에서 동물이 지닌 의미와 상징성을 풀이했다.

○ 음양오행 사상과 한국의 동물상징

십이지 사상의 근거가 되는 음양오행의 철학적 연원을 제시한 후에 십이지의 구현태를 살폈고, 또 의례나 의전 분야에서의 십이지와 상서로운 동물의 형상도 함께 검토했다. 신성한 상징적 지위를 부여받은 신수(神獸)나 서수(瑞獸)로 불리는 ‘상서로운 동물’인 십이지의 동물을 통해 음양오행의 기원, 특히 천간과 지지의 기원 등을 살피고, 시대마다 십이지의 동물들이 우리 전통문화에 어떤 모습으로 깃들었는지 제시했다. 또 여러 고전을 통해 이들 문양에 숨겨진 맥락을 풀이했고, 해독이 불가한 상징들은 역학적 사유 등을 통해 과감한 해석을 시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