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국산 전투기 KF-21 보라매…개발 5년여 만에 '첫 선'
최초 국산 전투기 KF-21 보라매…개발 5년여 만에 '첫 선'
  • 송영준 기자
  • 승인 2021.04.0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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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인도네시아 국방장관 등 참석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기 (방위사업청 제공)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기 (방위사업청 제공)

 

우리 기술로 만든 최초의 국산 전투기인 KF-21 '보라매'가 가 마침내 그 모습을 드러냈다.

9일 오후 경상남도 사천 소재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천공장에선 한국형 전투기(KF-X) 시제 1호기 출고식이 열렸다.

KF-X는 공군의 F-4, F-5 전투기가 노후화됨에 따라 대체할 차세대 전투기 개발을 목표로 지난 2015년 시작된 사업으로서 현재 KAI 주관으로 우리 방산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 측이 사업비 분담 등을 통해 우리 측과 공동으로 KF-X를 연구·개발해왔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이날 출고식에서 고유 명칭 'KF-21', 통상 명칭 '보라매'로 명명된 KF-X 시제기는 앞으로 지상시험 등 과정을 거쳐 내년 중 첫 비행을 실시할 예정이다. KF-21은 이후 2026년까지 시험평가를 진행해 체계개발을 완료하게 된다.

세계에서 자체 기술로 전투기를 개발한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일본, 스웨덴,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인도, 대만에 이어 우리나라가 13번째다. 이 가운데 스웨덴·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5개국은 공동으로 전투기(유로파이터)를 개발했다.방사청은 "KF-21은 앞으로 최신 능동전자주사(AESA) 레이더와 통합 전자전 체계 등 개발 난도가 높은 주요 항전장비를 국산화해 갖출 예정"이라며 "국산화가 가능한 부품을 지속적으로 추가로 발굴해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KF-21의 공동개발 파트너인 인도네시아 측이 자국의 경제난을 이유로 2017년 하반기부터 사업비 분담금 납부를 미루고 있어 "이대로 가다간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인도네시아 측은 오는 2026년까지 소요되는 전체 사업비 8조8000억원 가운데 20%(약 1조7663억원)를 부담하는 대신 시제기 1대와 기술 자료를 넘겨받는 조건으로 KF-X 사업에 참여했으나, 올 2월 기준으로 이미 납부했어야 하는 분담금 약 8316억원 중 6044억원 가량을 연체한 상태다.

다만 이번 KF-21 시제 1호기 출고식 참석차 우리나라를 찾은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이 전날 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전투기 프로젝트를 비롯한 한국과의 협력 사업들이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만큼 인도네시아 측의 '사업 이탈' 우려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프라보워 장관은 인도네시아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이기도 하다.

이날 출고식엔 문 대통령과 서욱 국방부 장관, 강은호 방사청장,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을 비롯한 우리 정부 및 군 관계자, KAI 등 방산업체 관계자, 그리고 프라보워 장관 등 인도네시아 대표단과 각국 주한 외교단이 자리를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