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통신대학교 류수노 명예교수, “대한민국 교육의 본질은 성취가 아닌 배움의 과정”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류수노 명예교수, “대한민국 교육의 본질은 성취가 아닌 배움의 과정”
  • 김세아 기자
  • 승인 2024.01.03 18: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류수노 명예교수는 제7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총장을 지냈으며 현재 농학과 명예교수이다. 주 연구 분야는 작물이며, 기능성 쌀인 슈퍼자미와 슈퍼홍미를 개발하여 벼 육종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를 만나 우리나라의 교육의 방향과 비전에 관해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류수노 명예교수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류수노 명예교수

그는 ‘인성교육’을 외치며 학생자원 감소에 따라 현재 표준화 및 과잉 교육을 축소하고 개인 맞춤형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학생들의 개성을 살려 커리큘럼을 구성해 각자의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줄 수 있는 영혼이 있는 ‘인성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류수노 명예교수는 인생의 역경과 고비를 넘길 때마다 늘 즐거운 마음으로 혼신을 담은 노력으로 마음먹은 덕에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양농불위수한불경(良農不爲水旱不耕)’ 즉, 훌륭한 농부는 홍수와 가뭄에도 밭을 갈지 않는 법이 없다는 뜻을 새기며 삶의 과정에서 어떠한 장애가 있더라도 우직하게 갈망하면서 부단한 노력의 중요성을 인생의 신조로 여겼다. 총장 재직 시에도 시련에 꺾이지 않고 학사제도의 개편과 평생교육 인프라 구축, 학교발전을 위한 정부로부터 특별 예산을 확보하고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대학운영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성과를 냈다.

기존의 표준화 교육은 우리나라가 고도압축성장의 과정에서는 빠른 시일에 교육의 효과를 내는데 크게 기여 했으나 선진화된 교육에서는 오히려 학생들의 학습 능률을 떨어뜨리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개인 맞춤형 교육을 통해 자발성을 기르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정보화 사회가 되면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단편적 지식만으로 해결이 어렵게 되었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의문을 던지고 흐름을 파악하는 ‘문제해결형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의 확고한 교육 철학은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의 발전뿐만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야 할 선진국의 교육 시스템이며 우리가 앞서 가야하는 시대임을 말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19 당시 방송대 강의 일천여 과목을 무료로 원하는 전국의 모든 대학에 제공함으로써 대학의 위기에 학생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넓히는데 기여 하였고 그 공로로 정부로부터 옥조훈장과 청조훈장을 받았다.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방식도 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교수가 일방적으로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보다 학생이 자발적으로 다양한 학습경험을 하도록 디자인해주는 하이터치 방식으로 갈 것을 이야기했다. 그는 교육의 본질은 성취가 아니라 배움의 과정에 있다고 말한다. 미래의 교육은 인간에 대한 배려와 애정을 심어주고 실패를 극복하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과 회복 탄력성을 길러주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잠재력과 관심 분야를 발견해 능력을 검증받고 자신의 능력을 발전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일랜드의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는 “교육이란 들통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불을 지피는 일이다”라고 했다. 불은 동기부여로 가르치는 사람의 진정한 역할은 동기부여를 통해 학생들에게 가장 잘할 수 있는 것, 꼭 해보고 싶은 것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육자의 몫이며 우수한 교육이란 낯선 상황이나 위기에 적응하는 능력과 역경을 극복하는 미래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국가의 명운을 걸고 교육개혁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의 학교와 교사 그리고 학사제도는 획일적 국가 주도 시대의 유물로서 저 출산시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진 역량이 중요해졌고 낭비 없는 인재 활용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따른 교육의 내용과 방식도 과감하게 과거 • 현재를 넘어 미래를 향해 나라의 명운을 걸고 완전히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지금의 초 • 중 • 고의 돌봄과 늘봄의 시스템도 지금의 방식으로는 저출산을 해결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누더기가 된 대학 수학능력시험의 방식도 구시대의 유물로서. 하루속히 개선해야 할 과제라고 말한다. 대학의 학생입학 선발권을 대학에 과감하게 돌려주어야 한다고 강하게 말한다. 아인슈타인은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건 미친 짓(insanity)”이라고 말한 것을 소개했다. 성숙한 사회에서는 무조건적 평등(equality)이 아니라 공평성의 원칙이 작동돼야 하고, 공평성의 원칙이 우리 교육의 중요한 목표여야 한다고 말한다.

교육이 희망사다리가 되어야하다고 말한다

함께 잘사는 사회는 훌륭한 교육으로 길러낸 인재들이 창의와 혁신으로 성장을 추구하고 기회와 경쟁이 공정하며 누구나 경제적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희망을 가지게 될 때 가능하다고 말한다. 과거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던 시대정신의 기저에는 교육의 역할이 컸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이 없듯이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시대를 다시 만들기 위해서 개천에 뛰어들 탐구심과 창의성을 배양하도록 교육을 혁신해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아이들이 미래의 삶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역량, 삶의 힘을 키워 낙오자 없는 자기주도형 학습으로 모두가 행복한 교육의 새로운 시작이 되도록 담대한 변화를 만들어 내는 주는 영혼이 있는 교육이어야 한다는 것이 류수노 명예교수의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