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찬란한 눈물’
시집 ‘찬란한 눈물’
  • 이지은 기자
  • 승인 2015.12.0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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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에 이어 내 집 마련까지 포기해야 한다는 ‘5포세대’의 육성을 담은 시집이 출간돼 같은 2030세대로부터 잔잔한 공감과 호응을 얻고 있다.

북랩은 최근, 올해로 서른을 맞은 김지혜 씨가 5포세대의 고비를 힘겹게 넘고 있는 동년배 청춘들에게 보내는 형식의 시집 ‘찬란한 눈물’을 출간했다.

이 시집은 청춘과 결별해야 하는 서른 즈음의 불안과 고독을 고스란히 드러내면서도 끝내 희망을 버리지 않는 건강함을 잃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새롭다. 일부 2030 세대가 자포자기, 자발적 실업, ‘헬조선’ 등의 부정적 가치관으로 무장한 채 시대와 등을 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작가는 딸만 일곱인 집안의 막내이자, 농부의 딸로 태어난 전형적인 ‘흙수저’, 요즘 청년 세대들의 고민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절망세대의 일원에 가깝다.

하지만 그녀는 문학과 신앙, 그리고 효도를 버팀목 삼아 인생의 고비를 넘고 있음을 시집 곳곳에서 보여주고 있다. 밤을 새워 시와 산문을 쓰는 문학 사랑,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아가페적 사랑, 그리고 요즘 청년들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부모님을 향한 애틋한 사랑이 자칫 세태에 물들어 흔들릴 수도 있었던 그녀를 바로 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작가는 70여 편의 시와 에세이를 통해 청춘과 결별해야 하는 그녀의 안타까움과 독백을 노정하고 있다. 사실, 나이 서른은 청춘의 종착역이다. 누구나 청춘을 보내고 어른이 되어야 하는 경계선에 서면 지난 삼십 년 동안 이뤄놓은 것이 없음을 후회하고 무기력해 한다. “또 하루 멀어져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로 시작하는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라는 노래가 세월이 가도 대중에게 큰 공감과 사랑을 받는 까닭도 서른 즈음의 불안과 고독을 절절하게 표현했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는 “서른을 넘기기 전에 내 책을 출판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킨 것이어서 뜻깊다”며 “세상이 아무리 내 뜻대로 되지 않아도 희망의 싹을 키우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되새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가는 1986년 충남 예산군 시골 마을에서 일곱째 막내딸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예산군에서 마친 뒤 인천에 있는 모 대학의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수도권 지역의 모 신문사의 취재 기자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