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전광훈 등 불법행위 "강제수단 동원해서라도 엄단"
문 대통령, 전광훈 등 불법행위 "강제수단 동원해서라도 엄단"
  • 김경수 기자
  • 승인 2020.08.16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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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15일 오후 2시 134명 급증…강원·충남까지 전국적 확산
문재인 대통령(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279명으로 급증한 상황에서 전광훈 목사 등이 주도하는 불법집회 등에 대해 "국가방역 시스템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며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며 "정부는 강제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매우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 나가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SNS 메시지를 통해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훼손하는 불법행위를 엄단함으로써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키고 법치를 확고히 세워나가는 정부의 사명을 다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광훈 목사가 담임목사를 맡고 있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4일 만에 세자리수대로 급증했다. 방역 비협조 논란마저 일면서 과거 신천지 대구 교회처럼 대규모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12일 2명에서 15일 134명 급증…강원·충남까지 번져 전국 확산 우려

 

전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지난 12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4일 만에 확진자가 세자릿수대로 치솟았다.

지난 12일 낮 12시 기준 2명→13일 5명→14일 19명→15일 59명이 발생한 데 이어 15일 낮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추가 확진자가 75명이 늘어나면서 15일 오후 2시 기준 총 134명이 누적 확진됐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산에 우려가 큰 것은 빠른 전파 속도 외에도 전국적 확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교회가 서울에 위치한 탓에 대부분의 확진자는 서울·경기·인천 등에 몰렸다. 그러나 강원 춘천에서도 관련 확진자가 발생했고, 충남 서산·천안에서도 확진자가 추가됐다.

전 목사의 전국적 인지도가 높고, 신도의 교회 선택에 있어서 담임 목사가 큰 요인을 차지하는 것을 고려하면 수도권 외 지역 확진자가 추가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같은 교회 관련 집단감염 중 역시 상당수 확진자가 발생했던 관악구 왕성교회가 대부분 관악구 인근으로 확산세가 그쳤고, 경기 안양 주영광교회 역시 경기 지역내 확산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결과가 다를 수 있다.

◇보수단체 이끄는 전광훈 목사…방역 비협조 우려도

사랑제일교회 확산 관련해서는 방역에 비협조이란 논란도 일고 있다. 

전 목사는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를 맡고 있는 것 외에도 자유연대를 이끌고 있다. 보수성향 단체인 탓에 현 정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서슴없다.

자유연대는 광복절인 15일 경복궁 일대에서 집회를 예고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서울시의 집합금지 명령 등을 고려한 듯 1인 시위로 우회했다.

그러나 전 목사는 15일 다른 보수성향 단체 집회에 참석해 "저를 이 자리에 못 나오게 하려고 중국 우한바이러스(코로나19) 테러를 했다"며 "바이러스가 점진적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고 바이러스 균을 우리 교회에 갖다 부어버렸다"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이 자리에서 구청에서 자신이 격리대상이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는데, 일각에서는 전 목사가 이날 집회 자리에 나온 것이 자가격리 위반으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집단 감염의 관리 책임이 있는 전 목사가 자가격리 조치 위반의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방역당국에 비협조적일 수 있다는 걱정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방역당국은 대구·경북 지역의 대규모 확산에 신천지의 비협조가 영향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역시 정부의 방역 업무 방해한 혐의로 구속 중이다.

다만, 사랑제일교회 측에서는 최근 확산 상황을 우려, 교인들에게 문자를 보내 15일 예고된 집회에 참석하지 말아달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종교 시설 관련해서는 권고 드렸던 수칙들이 준수되지 않았던 점이 매우 안타깝다. 역학조사 과정에서 비협조적인 행태도 파악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성북 제일사랑교회 같은 경우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134명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더 늘어날 것"이라며 "거주지 자체가 전국에 분포되어 있어 더더욱 빠른 조치와 적극적인 협조와 총력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