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 구한말 선교사 알렌의 문서 3800여건 공개
한국학중앙연구원, 구한말 선교사 알렌의 문서 3800여건 공개
  • 이승현 기자
  • 승인 2021.08.1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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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4년부터 21년간 조선에서 활동한 미국인 알렌이 남긴 방대하고 세세한 자료
세로로 쌓았을 때 2.7m에 달하는 분량… 3869건 DB화 및 공개
백두산 천지를 촬영한 사진 앞면(왼쪽)과 뒷면. 알렌(Horace N. Allen)의 설명에 따르면 러시아 비밀 요원이 촬영한 것.(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백두산 천지를 촬영한 사진 앞면(왼쪽)과 뒷면. 알렌(Horace N. Allen)의 설명에 따르면 러시아 비밀 요원이 촬영한 것.(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안병우, 이하 한중연)은 구한말 선교사 알렌(Horace N. Allen, 1858~1932)이 조선에서 활동 당시 기록한 3869여 건의 문서를 DB로 구축해 연구자 및 일반인에게 공개한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해당 자료는 건양대학교 김현숙 교수 연구팀이 3년간 정리한 것으로, 의료 선교사로 알려진 알렌의 활동이 의료를 넘어 문학·경제·외교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이뤄졌음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알렌은 개항 초기인 1884년부터 1905년까지 약 21년간 조선에 체류하면서 의사, 선교사, 경제인, 외교관, 정부 고용인, 고종의 참모, 번역가, 작가 등 여러 직업을 섭렵했다.

또 주한 미국공사관의 전권공사를 역임했으며 고종의 최측근으로 있으면서 주미한국공사관 설치, 춘생문 사건, 아관파천, 독립협회, 하와이 이민 등 한국 근대사의 핵심적인 사건들에 영향력을 행사한 바 있다.

이때 생성된 다수의 문서들을 ‘알렌 문서’라고 부르며, 이번에 공개하는 3600여 건의 문서는 알렌이 1924년 뉴욕공립도서관에 기증한 자료를 전량 수집해 일반 대중과 연구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화한 것으로, 세로로 쌓으면 2.7m에 달할 정도의 방대한 양이다.

여기엔 주한미국공사관 서류를 비롯한 각종 공문서와 지도·사진·신문기사 등을 비롯해 알렌의 일기와 서신, 메모 등의 개인 문서도 포함돼 있다.

애국가 악보와 각종 초대장, 여권, 사진, 고지도와 고서, 미국공사관의 회계 장부, 알렌 개인의 가계부 등은 소설과 드라마, 연극, 영화 등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기획·생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병우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서양인이 남긴 한국 관계 문헌들은 한국학 연구에 있어 다양한 정보와 통찰을 제공해 왔다”며 “알렌 문서는 역사학·정치외교학·의학·민속학·문학·신학·미술사·음악사 등의 분야에서 한국을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는 한국학진흥사업 성과포털 누리집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으며, 영어 원문과 내용 요약문으로 서비스 되고 있으나 향후 번역하여 이용의 편의를 도모할 예정이다.